'집권3기 맞은 시진핑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시진핑 본인-CNN

이서영 기자 2022. 10.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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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시진핑 통제력↑..'장기집권' 가능해져 내부 견제 불가
브레이크 없는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中 경기침체 등 악화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현지시간)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서 폐막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CNN은 22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본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CNN은 시 주석 집권 기간동안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은 했지만 지난 3년간 계속된 '제로 코로나' 봉쇄로 인한 실업률 증가와 경기 침체 뿐 아니라 국제 정세 악화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고 했다.

또 시 주석은 지난 10년 간 '모든 것의 의장'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위원회의 수장을 맡고 지도부도 최측근으로 꾸리는 등 통제력을 강화해 왔다.

CNN은 절대 권력은 절대적인 책임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중국 내의 문제가 부각될수록 시 주석이 비난을 피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마오쩌둥과 시진핑 국가주석.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에코 체임버'에 갇혀 확증편향 가능성

에코체임버는 일종의 인지 편향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거나 반대되는 관점을 차단하고, 스스로 선호하는 관점만 반복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스스로를 에코체임버에 가뒀다고 평가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시 주석의 통치 방식은 독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평가한다. 그 근거로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으로 정적들을 내치고, 반대 의견을 잠재웠으며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하고 '시진핑 사상'을 당정에 포함한 것을 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역사결의'안을 채택했다. '역사결의'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당이 뭉쳐 계속 발전해 나가자는 것이 골자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주석때도 이런 역사 결의가 채택된 바 있다. 마오쩌둥은 사망할 때까지 27년간 집권했고 덩샤오핑도 19년간 장기집권했다.

시 주석은 22일 폐막한 20차 당대회에서는 자신의 지위에 대한 '두개의 확립'을 한층 더 공고히 하는 내용을 포함한 당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한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마련된 것이다.

또 시 주석의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역시 최측근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차기 상무위원 유력 후보 중 시 주석 측근으로 분류되는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천민얼 충칭사 당 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은 모두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후계자로 지명했던 공청단 차기 주자 후춘화 부총리도 중앙위원에 포함됐다.

이에 CNN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독재 정권은 통상 비판가들의 조언이 부족할 때 권력 남용 및 잘못된 의사 결정 패턴에 빠지곤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예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벌인 것을 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8개월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점점 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시 주석 역시 (대만 침공의 경우) 언젠가는 '똑같이 재앙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런던 SOAS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강력한 남성-신드롬' 문제를 겪고 있는 듯 하다"며 "그들이 받는 정책적 조언을 '에코 체임버'로 만들어버려 그들의 생각을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내부의 정책 논의가 축소되거나 실제로 제거되기에 지금 중국이 겪고 있는 많은 실수들을 우리가 보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2달간 이어지던 락다운(봉쇄)가 풀린 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황푸 지역에서 보행자들이 자유롭게 걷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제로코로나'라는 자충수가 독 될 것

중국은 지난 몇년 새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최근 들어 내부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 등에서 혼란이 일고 있고 재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이 실업률 급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 주석 집권 동안 '제로코로나' 정책 만큼 중국 경제와 사회를 뒤흔든 것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년째를 보내고 있는 지금도 확진자 발생 시 봉쇄 조치를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중이다.

이 같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당분간 적어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동태청령부동요’(動態淸零不動搖, 제로 코로나 정책은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면서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대한 보호했고 경제사회 발전의 성과를 냈다’는 말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속적인 봉쇄 정책은 중국 경제 성장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 도시 전체가 셧다운 되고, 전수검사를 시행한다. 이같은 완강한 정책에 부채가 많은 지방 정부조차 검사에 지출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봉쇄조치는 중국인의 소비 침체로 이어져 악순환이다. 올해 초 미국 뉴욕시 3배에 달하는 인구의 상하이는 두 달 동안 폐쇄됐는데, 사람들은 음식과 생필품을 얻기조차 어려웠다.

세계보건기구(WHO)이 나서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음에도 시 주석은 해당 성명을 검열했다.

이에 시 주석의 지도력에 관한 책인 '오버리치'의 저자이자 21세기 중국센터의 수전 쉬크는 "시 주석은 충성스러운 사람들을 진급시키기 때문에 주변 지도부는 자신이 얼마나 충성스러운지 증명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며 부하직원들이 시 주석의 비위를 맞추는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수전은 이어 "중국 경제가 겪고 있는 고통의 상당수는 중국 지도자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며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중국 공산당이 더 이상 경제 발전을 주요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 권력 장악'을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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