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해바라기' 독도 海菊, '순수한 사랑' 山菊 [정충신의 꽃·나무카페]






한국 토종 가을꽃을 대표하는 들국화 ‘해국과 산국’
해국의 꽃말은 ‘기다림’, 산국 꽃말은 ‘순수한 사랑’
산국은 구절초속(屬), 해국은 쑥부쟁이속 계열로 구분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들한들 거리는 코스모스를 꼽지만, 코스모스는 멕시코 원산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원예식물이라 우리나라 대표 가을꽃으론 2% 부족하다.
국적까지 포함해 완벽한 토종 가을꽃으로 흔히 들국화를 꼽는다. 그런데 식물도감에 들국화란 꽃이름은 없다. 들국화는 ‘들판에 피는 국화’를 일컫는다.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에 따르면 ‘국화 닮은 토종꽃’은 크게 ‘구절초’와 ‘쑥부쟁이’ 두가지 계열로 나뉜다.
국화과(科)는 크게 ‘구절초속(屬)’과 ‘쑥부쟁이속’으로 나뉜다. 구절초속 들국화는 산국(山菊), 감국(甘菊), 산구절초, 울릉국화, 한라구절초, 마키노국화, 키큰산국 등이 있다. 쑥부쟁이속에는 쑥부쟁이,개쑥부쟁이, 갯쑥부쟁이, 눈개쑥부쟁이, 개미취, 좀개미취, 왕갯쑥부쟁이, 해국(海菊) 등이 있다.
산국은 주로 산에 많이 피는 노란 들국화다. 해국은 해안가와 섬에서 해풍 맞고 자라는 연보라빛, 자주빛, 흰색 계열 들국화다. 산국과 해국은 같은 들국화지만 각각 구절초속과 쑥부쟁이속으로 구분된다. 현진오 소장은 “엄밀히 말하면 들국화 범주에는 쑥부쟁이속 식물들은 제외하고 구절초속 식물들만 넣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구절초속 식물 꽃과 잎에서는 국화와 같은 향기가 나지만 쑥부쟁이속에서는 국화향이 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산국은 특히 진한 국화향이 진동한다.
<가을 끝자락 잘게 부서진 햇살이/산국 끝에 떨어져 꽃으로 피었다/앞치마를 두르고 채반을 든 여자/산국꽃을 따고 있다/국화 향 맡으려 얼굴을 들이밀면/미처 보지 못한 꿀벌들이/한 바가지 날아오르고/산국은 춤추는 듯 출렁거린다//소금물에 살짝 데쳐 그늘에 말리고/주둥이가 큰 유리병에/산국 향 가두어 놓았다가/부엉이 우는 겨울밤/찻잔 가득짙은 노란 향기 가득 담는다>
임상갑 시인의 ‘산국’에는 가을의 서정과 국화향이 물씬 배어 있다. 10월말 서울 안산은 노란 물결의 산국(山菊)이 지천이다.야국화(野菊花), 가을국화, 개국화, 구월국으로 불린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시베리아다. 꽃은 노란색으로 9, 10월에 핀다.
같은 구절초속에 속하는 산국과 감국은 언뜻 보면 구분이 쉽지 않아 동전으로 ‘산국·감국 구분법’이 등장할 정도다. 구절초와 쑥부쟁이 구분하기보다 산국과 감국 구분이 더 어려운 이유다.
꽃 지름이 2.5cm 이상이면 감국, 1.5cm 미만이면 산국이다. 100원짜리 동전보다 작으면 산국, 비슷하거나 크면 감국이다. 감국은 꽃 1송이가 100원짜리 동전 크기인 데 비해 산국은 꽃 4∼5송이 모여야 100원 동전 크기가 된다. 산국은 50원짜리, 감국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인 꽃도 있다.
산국은 꽃송이가 빡빡하게 달려 있는 데 비해 감국은 엉성하게 달려있다. 주변에 혀를 닯은 혀꽃(舌狀花·설상화)와 대롱이나 통을 닮은 통꽃(管狀花·관상화)로 이뤄져 있는데 , 혀꽃이 통꽃 크기와 비슷하거나 길면 감국, 통상화 지름보다 짧으면 산국이다. 꽃을 따서 먹어보아 쓴맛이 매우 강하면 산국이고 단맛이 강하면 감국이다. 잎과 줄기에 분백색이 돌고 잎의 톱니가 날카로우면 산국이고 잎의 톱니가 날카롭지 않고 잎이 더 짙은 녹색이면 감국이다.산국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중부지방에서 주로 피는 데 비해 , 감국은 남쪽 지방이나 바닷가에서 핀다. 서울 근교 산이나 언덕에 핀 노란 들국화는 대부분 산국으로 보면 된다. 산국은 양지, 감국은 반그늘을 좋아한다. 산국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 한다. 꽃은 두통이나 현기증에 약용으로 사용하며, 술 담그는 데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
산국의 꽃말은 ‘순수한 사랑’.
<해국(海菊)이 피어나면/은은한 달빛에 감겨 도는 동ㆍ서도/괭이갈매기 짝을 이뤄 배회하면/거친 파도는 간 곳 없고/저토록 푸른빛 바다/영혼의 이름으로 섰다/‘한국령(韓國領)’이라 음각된 해석(海石)/그 위로 펄럭이는 태극기/지고지순의 섬 독도를 알렸다/이제 한 평의 그림자를 남겨놓고/역사성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볼 때/엄연한 한국 고유 영토/구멍 난 섬 여기저기 강치와 더불어 살고 싶다/오, 독도여/새벽녘 불기둥 다시 보고파진다> (윤종순 시인의 ‘독도’)
해국은 바닷가 볕이 잘 드는 암벽이나 경사진 곳에서 8∼11월 연한 자주색, 연보라빛 꽃이 핀다. 해변국, 바다국화, 빈국으로 불린다. 키는 30∼60, 잎은 달걀 모양이며 위에서 보면 뭉치듯 전개되는데 잎과 잎 사이는 간격이 거의 없다. 잎을 만지면 끈적거린다. 식용·약용으로도 쓰인다. 꽃이 아름답고 1개월 이상 꽃을 볼 수 있다.
해국 벽화길 구간이 있는 경주 감포 해국길은 대표적 명소다 . 극작가인 고(故) 주인석 한신대 교수는 저서 ‘감포 깍지길’에서 “바닷바람과 파도도 보호하는 꽃, 바닷가 바위에 피는 보라색 꽃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처녀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꽃이라 하여 바다 해바라기, 또는 해국이라 부른다. 해국의 꽃말은 기다림이다”고 했다.
해국은 독도 자생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절벽 벼랑 끝에 피는 해국은 가을철 피는 다년초이며 줄기는 윗부분에서 여러 개로 가지가 뻗고 높이는 25cm 내외다.
독도 해국은 독도에서 가장 양지 바른 헬기장 끝 부분과 탄건봉, 천장굴 주변과 100년 된 보호수인 사철나무 주변 등과 동도 정상으로 진입하는 계단 옆에 활짝 피어있다.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010년 세계유전자은행에 ‘독도 해국’을 등록했다. 독도 해국은 30~60㎝까지 자라고 연보랏빛과 흰빛의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그 기원은 울릉도와 독도이며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것이 정설이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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