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1조원 수입.. 폴란드는 왜 K-방산에 빠졌나

정재훤 기자 2022. 10.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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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방산기업들의 대(對)폴란드 수출 규모가 21조원을 넘어섰다.

폴란드는 지난 8월과 9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를 구매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MLRS) 288문과 유도탄 등에 대한 기본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자국 군대가 사용하던 전차 400대 중 200대를 비롯해 자주포, 다연장 로켓, 장갑차 등을 내어주며 지원을 이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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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對)폴란드 수출액만 작년 전체 수출액의 2배

올해 한국 방산기업들의 대(對)폴란드 수출 규모가 21조원을 넘어섰다. 폴란드는 지난 8월과 9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를 구매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MLRS) 288문과 유도탄 등에 대한 기본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체계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국내 방산 전문가들은 국방 공백을 조속히 메워야 하는 폴란드 상황과 우리 방산이 가진 생산력·기술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향후 폴란드가 한국 무기 체계를 추가로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방산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방산기업이 폴란드와 맺은 수출 계약은 총 147억6000만달러(약 21조2300억원)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 48대(30억달러),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33억6000만달러),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648문(24억달러)·K239 다연장로켓 288문(60억달러) 등이다. 올해 폴란드에 수출한 규모만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방산 수출액(72억5000만달러)의 배가 넘는다.

그래픽=손민균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체계를 도입한 주된 배경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협이 꼽힌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와 오랜 기간 대립 관계에 있던 폴란드도 사실상 준전시 상태에 놓이게 됐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자국 군대가 사용하던 전차 400대 중 200대를 비롯해 자주포, 다연장 로켓, 장갑차 등을 내어주며 지원을 이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폴란드 국방력에 공백을 불러왔고, 결국 폴란드는 새로운 무기를 이른 시간 안에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가까운 유럽의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냉전 종식 이후 전차, 자주포 등 냉전형 무기 체계에 대한 개발과 생산 규모가 크게 줄었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을 가진 미국 역시 발주 일정이 밀려 폴란드가 원하는 물량을 시일 내에 양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폴란드는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북한과 휴전 상태에 있는 한국은 아직도 육군에서 1000대가 넘는 전차와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고, 개발과 생산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폴란드가 원하는 무기 체계를 원하는 수량과 시간을 맞춰 양산할 수 있는 업체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생산 능력과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 국내 업체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단순히 한국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도 함께 이전받아 자국 방산 기술을 키우겠다는 구상도 펼치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은 폴란드 현지에 공장을 건설해 2026년부터 물량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 이전도 이뤄질 전망이다.

KAI 관계자는 “폴란드 측과 협의해 현지에 FA-50 종합 정비가 가능한 유지보수(MRO)센터, 국제비행훈련학교 등을 중장기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의 핵심 기술이 전부 이전되지는 않겠지만, 생산과 유지·보수가 가능한 기술이 적절한 수준에서 이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폴란드가 향후 한국 무기를 추가로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9일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은 미국의소리(VOA)와의 통화에서 “폴란드군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장비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군과 우리 산업에 어떤 기회가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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