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맥도날드 패티서 '기생충'..50만원 주며 은폐 시도
경기도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산 햄버거 패티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제보가 저희 JTBC에 들어왔습니다. 이물질이 나온 것도 문제지만, 맥도날드 측의 대응 방식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맥도날드 측은 고객에게 합의부터 하자며, 50만원을 줄 테니 바깥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먼저 어떤 기생충인지, 최승훈 기자가 현미경으로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지난 2일 경기도 이천의 한 맥도날드 직영점을 찾은 A씨는, 자녀와 햄버거 하나를 나눠 먹다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명태 살코기로 만든 패티 안에서 검붉은 이물질을 본 겁니다.
[A씨/맥도날드 손님 : 20년 이상 먹었어요. 그사이 많이 먹었을 거란 생각에 더 비위가 상했고…]
매장 직원에게 보여주자 본사에 얘기하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A씨/맥도날드 손님 : '본사 번호가 어떻게 되냐' 제가 물어봤더니 '인터넷 검색하면 나온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렇게 하고 나왔는데 '잠깐만요' 하면서 돈을 환불해 주시겠다고…]
A씨에 따르면 며칠 뒤 맥도날드 측은 보상금 20만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햄버거를 함께 먹은 A씨 자녀가 복통에 시달린 뒤였습니다.
[A씨/맥도날드 손님 : 처음에 20만원 주시겠대요. '내가 이 돈을 무슨 명목으로 받는지 알아야 될 거 아니냐' 그랬더니 '그냥 병원에 가시라고'…]
그리고 맥도날드 측은 A씨에게 합의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맥도날드 고객센터 : 금액이 지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 건에 대해서 더이상 이제 문제를 삼지 않으시고 보상은 종결하겠다는 것으로 저희가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가 거절하자 맥도날드 측은 보상액을 올렸습니다.
[맥도날드 고객센터 : OO대학교 병원 기준 종합검진 비용이 한 35만원에서 39만원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비를 포함을 해가지고 저희가 지금 최대 50만원 정도로…]
A씨가 냉동실에 보관한 패티를 현미경으로 살펴봤습니다.
[용태순/연세대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 : 아니사키스 혹은 고래회충의 유충이라고 부르는 기생충으로 보입니다. 사람에게 들어오면 살아있을 동안 이렇게 복통을 일으키게 됩니다.]
생선 패티 재료인 명태뿐 아니라 고등어나 대구 등에서도 나오는 기생충입니다.
맥도날드 측은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인체에 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맥도날드 고객센터 : 60도 이상으로 1분 이상 가열할 경우에는 사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인지 실험해봤습니다.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자연산 생물 고등어입니다.
배를 열어서 고래회충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뱃살을 가르자 꿈틀거리는 고래회충이 나타납니다.
물을 부어도 쉽게 죽지 않습니다.
만약 이 생선을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다면 복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열을 가해서 높은 온도에서도 고래회충이 살아남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60℃ 넘는 물에 넣자 흰 살에서 빠져나오더니 1분 정도 익히자 움직임이 멈춥니다.
이렇게 익힌 생선에 들어 있는 고래회충은 대부분 죽습니다. 하지만 드물게 예민한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용태순/연세대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 : 굉장히 배가 아프면 내시경을 해서 이렇게 벌레를 잡아내야 됩니다. 가끔은 이렇게 종양같이 생겨서 아주 심하게 그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JTBC에 보낸 입장문에서 "글로벌 공급업체가 생선 필렛을 만드는 과정에서 눈이나 검출기로 이물질을 찾아 없애고 있다"면서 "100%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객에게 합의를 요구한 데 대해선 "보상 비용을 제공할 때 합의 동의서를 작성하게 된다"며 "규정 상 동의서에는 '당사자간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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