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급하긴 한데"..조선소 외국인력 수천명 들어온다는 울산 술렁 [방방콕콕]
수반되는 사회 문제는 어떻게?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고민
최근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58·사진)은 기자간담회에서 조선업 외국인 인력 채용 규제 완화가 동구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 동구는 조선업 인력난이 심해 앞으로 외국인 인력이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지난해 동구에서는 정부 주도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 190명이 정착했을 때도 불협화음이 컸다. 이번에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국인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인구 유입에 따른 상권 활성화는 긍정적이지만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 쓰레기, 소음, 주차 등 생활 민원도 우려된다"며 "정부는 인력 수급에만 초첨을 맞출 게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 등을 위해 전문 인력 취업 비자(E-7) 규제를 완화했다. 조선업을 주력으로 하는 울산 동구와 경남 거제에 향후 외국인 인력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구의 고민은 조선업 인력난에서 비롯됐다. 조선업계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도 인력 채용이 어렵자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했다. 조선업계는 향후 9000여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취업 비자 규제를 완화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국적을 가진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 산업 현장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 배정 인원은 100~200명이다.
외국 인력 투입으로 조선업 인력난은 다소 해소될 전망이지만 동구 지역사회는 기대와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 인력난 해소에다 인구가 증가하고 상권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질적인 생활 방식에 따른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최근에는 재소자 조선업 투입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동구청과 동구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동구에 사는 김 모씨(48)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외국인 대거 유입에 대해)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며 "감정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나와 내 가족이 생활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외국인 인력 투입에 따른 조선업 저임금 구조 고착화를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외국인 인력이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중대재해 위험이 커진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조선업계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7 비자의 경우 대상이 전문학사 학위를 가진 인력으로 현지에서 용접, 도장, 배관 분야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숙련공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사 외국인 근로자 고충 상담과 기술 교육을 지원하는 지원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울산 조선업에는 외국인 근로자 1000여명이 근무 중이고 향후 채용 인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정착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범죄도 발생하지 않은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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