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야부사2호, 소행성 기체도 갖고 왔다

곽노필 2022. 10. 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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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일본의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소행성 류구의 표본(5.4g)에 기체인 가스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작사)는 규슈대가 중심이 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지구로 가져온 류구 표본 용기에서 헬륨 등의 가스를 채취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태양풍 가스는 류구 표면의 알갱이 입자에 갇혀 있다가 표본 용기 안에서 알갱이가 부서지면서 방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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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암석 표본서 가스 추출 성공
천왕성-해왕성 궤도 부근서 생겨나
500만년 전 지금 위치로 이동한듯
2018년 6월 하야부사2호가 찍은 류구. 작사 제공

2020년 일본의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소행성 류구의 표본(5.4g)에 기체인 가스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주탐사선이 소행성에서 고체 알갱이가 아닌 가스를 담아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작사)는 규슈대가 중심이 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지구로 가져온 류구 표본 용기에서 헬륨 등의 가스를 채취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도호쿠대 연구진은 류구 표본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 물의 발원지는 류구의 모천체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우주선이 가져온 류구 표본은 고체와 액체, 기체를 다 포함하고 있는 ‘보물단지’임을 입증했다.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에 8개의 행성 시스템 탄생에 합류하지 못하고 남아 태양 주변을 먼 거리에서 공전하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따라서 소행성에는 태양계 형성 과정의 비밀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사에 따르면 7개 연구기관이 표본 용기에서 가스를 추출한 뒤 나눠 분석한 끝에 헬륨, 네온, 아르곤, 질소 등의 가스를 확인했다. 연구진이 이들의 동위원소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 가스에는 태양풍과 지구 대기 입자가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헬륨과 네온이 태양에서 날아온 가스다. 연구진은 태양풍 가스는 류구 표면의 알갱이 입자에 갇혀 있다가 표본 용기 안에서 알갱이가 부서지면서 방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해 수집한 암석 시료(왼쪽)와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시료 사진(오른쪽).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제공

이번 분석 결과는 류구의 탄생 장소와 이동의 역사를 둘러싼 비밀을 풀 실마리를 찾아냈다.

지름 약 1km의 마름모꼴 형상인 류구는 탄소가 풍부한 지구근접천체(NEO)의 하나로 지구와 화성 사이의 궤도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류구와 같은 탄소질 소행성들은 대부분 목성과 토성, 일부는 천왕성과 해왕성 근처에서 형성돼 이들 행성의 중력에 이끌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안착했다. 지금까지의 분석으로는 류구도 태양계 외곽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탄생지가 목성-토성대인지 천왕성-해왕성대인지는 불분명했다.

연구진은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류구 표본의 철 동위원소에 주목하고, 다른 운석의 철 동위원소와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류구와 이부나형 운석의 발원지가 태양계의 같은 지역이라는 걸 알아냈다. 이는 같은 탄소질인 대부분의 소행성이 목성-토성에 기원을 둔 것과 달리 류구는 천왕성과 해왕성 근처에서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뜻한다.

소행성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들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은 채 표면에 안착한다. 따라서 태양풍에 노출된 이 입자들의 핵반응과 우주방사선 축적량 등을 분석하면 소행성의 이력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류구의 나이는 약 45억년이지만 지구로 가져온 류구 표면의 암석 나이는 약 500만년으로 추정됐다. 이는 류구가 수백만년 전에 현재의 지구 근접 궤도로 이동했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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