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 한국온 러시아인.."전재산 카드 잃어버렸어요" 지구대 찾았더니

김지은 기자, 박수현 기자 2022. 10. 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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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3시30분쯤.

그러나 러시아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 때문에 한국에선 자국 카드를 이용할 수 없었다.

"나는 외국인이라서 한국에서 카드를 발급 받을 수도 없어요. 재발급받으려면 아르메니아까지 가야 하는데 당장 돈도 없어요. 경찰관님 제발 도와주세요."

이 순경은 "전쟁 때문에 카드 재발급이 안 되고 경제 제재로 은행 간 거래가 막힌 특수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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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성동구 서울숲지구대 앞에서 러시아 국적의 A씨(20)가 잃어버렸던 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지난 20일 오후 3시30분쯤. 한 외국인 여성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지구대의 문을 두드렸다. 이 여성은 한국말이 능숙하지 못한 탓에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더듬더듬 도움을 요청했다. 그날 오후 성수동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러시아 국적의 A씨(20)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지난달 한국에 입국했다. 친구들이 전쟁 반대 운동을 하다가 체포되는 걸 보고 한국으로 도피했다. 그러나 러시아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 때문에 한국에선 자국 카드를 이용할 수 없었다.

A씨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동유럽 아르메니아에서 발급받은 카드였다. 그런데 그 카드를 잃어버린 것이다. A씨는 두려운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구대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

"나는 외국인이라서 한국에서 카드를 발급 받을 수도 없어요. 재발급받으려면 아르메니아까지 가야 하는데 당장 돈도 없어요. 경찰관님 제발 도와주세요."

올해 2년차 경찰인 이원재 순경(26)이 나섰다. 이 순경은 A씨와 영어로 대화하며 불안감을 달랬다. 우선 러시아 대사관, 카드사 등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러시아 대사관에선 도움을 주지 못했고, 카드 재발급을 위해서는 직접 동유럽 아르메니아에 방문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려왔다.

이 순경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자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곳에선 국제 긴급서비스 카드를 발급해준다고 했다. 그 순간 A씨와 이 순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내기엔 아쉬웠다. 이 순경은 여성과 함께 카드를 잃어버린 현장으로 나갔다. 혹시 카드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한 시간이 넘도록 주변을 둘러봤다. 그때 건물 경비원이 다가와 "혹시 이것 아니냐"며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 A씨가 잃어버렸던 카드였다.

이 순경은 다음날 뜻밖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영어로 작성된 장문의 메시지였다. "이원재 경찰관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건 저와 친구들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어요. 저를 돕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한국 경찰에게 감동했습니다."

이 순경은 "전쟁 때문에 카드 재발급이 안 되고 경제 제재로 은행 간 거래가 막힌 특수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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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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