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비가 와도 눈이 와도"..이웃사랑 10년째 고순남 할머니

김선형 2022. 10. 22. 0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인 일자리는요, 내가 너무나 기분 좋게 이래(이렇게) 하고 있어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어떻게 해도 와서 해요."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한 성당 앞에서 만난 고순남(76) 할머니는 10년째 이어온 이웃사랑 시작을 "아주 우연한 계기"라고 기억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1년쯤 몸담았을 때, 그는 한 푼 두 푼 모았던 돈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달라며 청와대에 보냈다가, 공문과 함께 반송된 일화를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당 앞 청소하는 고순남 할머니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18일 오전 경북 안동시 목성동 한 성당 앞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고순남(76) 할머니가 청소 활동을 하고 있다. 고 할머니는 노인 일자리 사업 월급과 기초연금 등을 매년 모아 10년째 이웃돕기 모금을 전했다. 2022.10.22 sunhyung@yna.co.kr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노인 일자리는요, 내가 너무나 기분 좋게 이래(이렇게) 하고 있어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어떻게 해도 와서 해요."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한 성당 앞에서 만난 고순남(76) 할머니는 10년째 이어온 이웃사랑 시작을 "아주 우연한 계기"라고 기억했다.

그는 "애들도 다 결혼해서 떠나고, 내가 뭔가 참 보람 있게 살아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노인 일자리를 접하게 됐다"며 웃어 보였다.

고 할머니는 2013년부터 매주 화·목·토요일 세 차례 오전 반나절을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동네 어귀, 계단 사이 틈, 인도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나면 매달 27만 원이 수중에 들어온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월급에, 기초연금까지 더해 매년 연말이 되면, 약 100만 원을 저소득 독거 어르신 이웃돕기 모금에 기부했다.

정작 자신은 시장에서 팥죽을 팔며, 쪽방에 사는 어려운 형편이다.

인터뷰 하는 고순남 할머니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18일 오전 고순남(76) 할머니가 2013년부터 이웃돕기에 나서게 된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2022.10.22 sunhyung@yna.co.kr

고 할머니 역시 처음에는 '나눔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1년쯤 몸담았을 때, 그는 한 푼 두 푼 모았던 돈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달라며 청와대에 보냈다가, 공문과 함께 반송된 일화를 설명했다.

고 할머니는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때 안동을 찾았던 게 떠올라서 보냈던 건데,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돈을 들고 동사무소에 가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이어갔다.

안동 서구동 행정복지센터장은 고 할머니를 기쁜 얼굴로 반겼다.

고 할머니는 "동사무소장이 나더러 '이런 할머니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냐'고 칭찬을 해줬다"며 "다른 사람들은 영세민 만들어 달라고, 돈 달라고 하는데, '이런 할머니가 또 어딨느냐'고 칭찬해주는 그 한마디에 지금까지 쭉 왔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주관한 호우 피해 이웃돕기 모금에도 100만 원을 기탁했다.

어느덧 10년을 채운 이웃사랑에 고 할머니는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그는 "모금을 10년은 해야지 했는데, 노인이 어떻게 내일 일을 알 수가 있어"라며 "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거 같았는데, 10년을 하고 나니 이 몸이 날아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고순남 할머니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10년째 안동 지역 저소득층에 이웃돕기를 이어온 고순남(76) 할머니가 18일 오전 목성동 성당에 청소를 하러 가고 있다. 2022.10.22 sunhyung@yna.co.kr

sunhyung@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