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비가 와도 눈이 와도"..이웃사랑 10년째 고순남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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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는요, 내가 너무나 기분 좋게 이래(이렇게) 하고 있어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어떻게 해도 와서 해요."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한 성당 앞에서 만난 고순남(76) 할머니는 10년째 이어온 이웃사랑 시작을 "아주 우연한 계기"라고 기억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1년쯤 몸담았을 때, 그는 한 푼 두 푼 모았던 돈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달라며 청와대에 보냈다가, 공문과 함께 반송된 일화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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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노인 일자리는요, 내가 너무나 기분 좋게 이래(이렇게) 하고 있어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어떻게 해도 와서 해요."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한 성당 앞에서 만난 고순남(76) 할머니는 10년째 이어온 이웃사랑 시작을 "아주 우연한 계기"라고 기억했다.
그는 "애들도 다 결혼해서 떠나고, 내가 뭔가 참 보람 있게 살아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노인 일자리를 접하게 됐다"며 웃어 보였다.
고 할머니는 2013년부터 매주 화·목·토요일 세 차례 오전 반나절을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동네 어귀, 계단 사이 틈, 인도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나면 매달 27만 원이 수중에 들어온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월급에, 기초연금까지 더해 매년 연말이 되면, 약 100만 원을 저소득 독거 어르신 이웃돕기 모금에 기부했다.
정작 자신은 시장에서 팥죽을 팔며, 쪽방에 사는 어려운 형편이다.
고 할머니 역시 처음에는 '나눔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1년쯤 몸담았을 때, 그는 한 푼 두 푼 모았던 돈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달라며 청와대에 보냈다가, 공문과 함께 반송된 일화를 설명했다.
고 할머니는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때 안동을 찾았던 게 떠올라서 보냈던 건데,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돈을 들고 동사무소에 가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이어갔다.
안동 서구동 행정복지센터장은 고 할머니를 기쁜 얼굴로 반겼다.
고 할머니는 "동사무소장이 나더러 '이런 할머니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냐'고 칭찬을 해줬다"며 "다른 사람들은 영세민 만들어 달라고, 돈 달라고 하는데, '이런 할머니가 또 어딨느냐'고 칭찬해주는 그 한마디에 지금까지 쭉 왔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주관한 호우 피해 이웃돕기 모금에도 100만 원을 기탁했다.
어느덧 10년을 채운 이웃사랑에 고 할머니는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그는 "모금을 10년은 해야지 했는데, 노인이 어떻게 내일 일을 알 수가 있어"라며 "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거 같았는데, 10년을 하고 나니 이 몸이 날아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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