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솔리니 이후 딱 100년만..伊 첫 여성·극우 총리 탄생

정혜인 기자 2022. 10. 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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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첫 여성 총리이자 극우 성향 총리가 등장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 조르자 멜로니를 이탈리아 총리로 지명하고, 그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다.

CNN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이탈리아 현지시간으로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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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멜로니 내각, 다음주 상·하원 투표 후 공식 출범
21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신임 총리 지명자가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탈리아에서 첫 여성 총리이자 극우 성향 총리가 등장했다. 베니토 무솔리니가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지 딱 100년 만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 조르자 멜로니를 이탈리아 총리로 지명하고, 그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다.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지명 직후 부처를 이끌 내각 명단을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제출해 승인받았다. 그는 Fdi에 9개 부처 장관을, 우파연합인 동맹(Lega)과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에는 각각 5개 부처씩 장관을 배분했다. 재무장관에는 잔카를로 조르제티 현 경제개발부 장관, 외무장관에는 안토니오 타자니 전 유럽의회 장관, 국방장관은 Fdi의 공동 설립자인 구이도 크로세토를 내정했다.

CNN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이탈리아 현지시간으로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할 예정이다. 멜로니 내각은 다음 주 의회 상·하원 신임투표를 마친 뒤 공식 출범한다.

멜로니의 총리 취임은 지난달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우파연합(이탈리아형제들·동맹·전진이탈리아) 승리로 예정된 수순이었다. 우파연합은 앞서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한 정당이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했다.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은 우파연합 중 가장 높은 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우파연합은 지난달 조기총선에서 상원 200석 중 115석을, 하원 400석 중 237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PNF)의 후신 격인 이탈리아형제들의 지지율은 4년 전 총선까지만 해도 4%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제난 속 촉발된 우파 열풍에 점차 정계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가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로 지명됐다. 사진은 지난 9월 26일 조기총선 승리 이후 모습 /AFPBBNews=뉴스1


멜로니의 총리 등극은 이탈리아를 포함 유럽과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동시에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극우 정치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신, 국가와 가족'이란 슬로건으로 선거 활동을 벌여온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반(反) 유럽연합(EU), 반이민정책, 성소수자(LGBTQ) 반대, 낙태 금지 등 극우 성향을 드러내며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CNN은 멜로니 대표가 보육원 무상화, 어린이 수당 증액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대응을 강조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평가했다. 특히 이탈리아 주요 정당으로는 유일하게 지난 2021년 2월에 출범한 드라기 전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등 여당을 비판해 온 것도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멜로니의 총리 취임은 유럽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파연합의 다른 두 축인 설비니 '동맹' 대표와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 대표가 이탈리아 내 대표적 친러시아 인사로 분류된다. 특히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 대표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진정한 벗 5명 중 최고"라며 "푸틴 대통령과 관계 재정립"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또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 19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우리가 통치하는 동안 이탈리아는 결코 서방의 약한 고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계속 동참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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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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