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임 사망' 6일만에야 SPC 회장 "사과"

윤다빈 기자 2022. 10. 22.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A 씨(23)의 사망 사고에 대해 6일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사고 초반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고 경위 파악' 지시와 불매운동을 의식해 뒤늦은 사과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전 강화 1000억원 투자할것"
유족, 제빵공장 SPL대표 등 고소
경기 평택 근로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SPC그룹 허영인 회장.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A 씨(23)의 사망 사고에 대해 6일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사고 초반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고 경위 파악’ 지시와 불매운동을 의식해 뒤늦은 사과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 허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967자 분량의 사과문을 읽은 허 회장은 총 6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였다.

사고 후 SPC그룹이 자동방호장치(인터록)를 설치하지 않았고 2인 1조로 근무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용노동부와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특히 사고 인근 작업장에서 바로 다음 날부터 제품 생산 가동이 이뤄졌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과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윤 대통령도 20일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허 회장은 이에 대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일각에서는 여론과 동떨어진 대처에 급급하다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되자 뒷북 사과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A 씨의 유가족은 이날 SPL과 SPL의 대표이사, 경영책임자,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서 유족들은 “사체조차 온전치 못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유족의 정신적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소중한 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명백하게 밝히고 책임자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