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KS 랜딩⑤] 헌신의 아이콘들이 FA로 가는 길, 우승 반지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김태우 기자 2022. 10. 2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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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SG 감독은 시즌 막바지 들어 외국인 선수 윌머 폰트가 어깨 피로 증상으로 자리를 비우던 당시, "대체 선발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김 감독은 내심 그 발표조차 미안한 듯했다.

FA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간의 노력을 우승 반지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욕구까지 숨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들이 경기 중반 승부처를 지배하는 선수들이 되어야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 전선에도 파란불이 들어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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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양(왼쪽)과 오태곤에게는 경기 중반 승부처 장악의 임무가 주어질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대기하는 선수는… 아, 조금 미안하기는 한데…”

김원형 SSG 감독은 시즌 막바지 들어 외국인 선수 윌머 폰트가 어깨 피로 증상으로 자리를 비우던 당시, “대체 선발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김 감독은 내심 그 발표조차 미안한 듯했다. 그와 비슷한 시간, 선발 출격 통보를 받은 이태양(32)은 훈련을 모두 마치고 밝은 표정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태양은 올해 SSG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한 대표적인 선수다. 당초 유력한 선발 자원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이태양은 김광현의 갑작스러운(?) 컴백과 함께 보직을 불펜으로 옮겼다. 다소 불만스러울 법도 했지만 한 번도 불평하는 내색이 없었다. 이후 선발투수들의 가벼운 부상 및 이반 노바의 부진으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기자 곧바로 선발로 돌아와 훌륭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SSG 마운드의 ‘애니콜’이자, 어느 조각에든 끼워 맞출 수 있는 ‘만능 퍼즐’이었다.

숀 모리만도가 합류하자 다시 불펜으로 옮기고, 폰트가 부상을 당하자 다시 선발로 가고, 폰트가 돌아오자 다시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쩌면 베테랑 선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떠돌이’ 신세였지만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 경험이 모두 풍부한 그는 남을 탓하지 않았고 주어진 보직에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시즌 30경기(선발 17경기)에서 8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62의 기록을 쌓았다. 이태양이 SSG 최고의 투수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SSG 마운드를 지탱하는 하나의 척추였다.

마운드에 이태양이 있었다면 야수 쪽에는 멀티플레이어 오태곤(31)이 있었다. 오태곤도 사실 시즌 내내 명확한 자기 포지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팀 사정에 따라 외야수로, 또는 내야수로 부지런히 글러브를 바꿔 끼어야 했다. 경기마다, 아니 경기 중에도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는 고단한 일상이었지만 역시 불평은 없었다. 누군가 해야 한다면, 자신이 해야 한다고 믿었다.

KBO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대다수가 베테랑들이고, 팀 클럽하우스에서 우선권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이태양과 오태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고, 화려한 빛보다는 음지의 그림자를 자처했다. 시장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운명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예비 FA라고는 믿기 어려운 마음가짐이었다.

이제 FA 자격을 얻기 전 마지막 무대에 선다. 오는 11월 시작될 한국시리즈다. 각각 트레이드로 입단한 두 선수는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다. FA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간의 노력을 우승 반지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욕구까지 숨길 수는 없을 것이다.

시리즈에서 해야 할 일들이 제법 많다. 단기전 운영은 승부에 승부가 꼬리를 무는 흐름이 나올 수밖에 없고, 정규시즌보다 기존의 구상들이 틀어지는 돌발 상황들이 더 많이 생긴다. 그 구상이 틀어졌을 때, 이를 최대한 정상적으로 바로잡을 임무가 이들에게 주어질 것이다.

이태양은 어떤 상황에서든 벤치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다. 1+1급 롱릴리프는 물론 중요간 순간에도 투입될 수 있다. 오태곤은 경기 중‧후반 SSG 벤치의 야수 운영을 여유 있게 해줄 적임자다. 이들이 경기 중반 승부처를 지배하는 선수들이 되어야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 전선에도 파란불이 들어올 수 있다.

SSG 2022년 한국시리즈 예상 엔트리

투수 : 김광현, 서진용, 김택형, 이태양

포수 :

내야수 : 박성한

외야수 : 최지훈, 김강민, 한유섬, 오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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