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앞두고 울리고 달래고..K-배터리 향한 미국의 물 밑 세일즈

김성은 기자 2022. 10.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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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배터리 기업 CEO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배터리 원료의 국내 생산 확충에 4조 원을 투자하고 동맹국과 함께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광물 및 소재·재활용 관련 기업들에 4조원을 지원키로 한 것에 대해 국내 배터리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에서 사업시 IRA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한 발 더 가까워졌단 기대가 나온다. 향후 지원금이 확대된다면 미국 현지에서 원료 및 소재 조달의 길도 그만큼 더 넓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 확산과 미국 내 광물 생산 사업에 28억달러(약 4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금은 미국 내에서 리튬, 흑연, 니켈 등 배터리 재료를 추출·가공하는 기업들 뿐만 아니라 부품 제조, 재활용하는 등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일조하는 기업들에 쓰인다. 보조금은 우선 12개주 20개 기업에 주어진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이같은 지원은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공급할 수 있는 리튬과 120만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흑연, 40만대를 제작할 수 있는 니켈을 개발하는 것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됐다.

IRA 시행을 앞두고 배터리 주요 소재에 쓰이는 광물 채굴·가공 관련 요건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는 대목 중 하나였다.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광물이 일정비율 이상 미국에서 추출 및 처리(제련 등)된 경우, 미국의 FTA 체결국가에서 추출 또는 처리된 경우, 북미에서 재활용된 경우에 한해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요 광물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 원료의 비율이 2023년 기준 40% 이상을 충족해야 하고 이 비중은 매년 상향돼 2027년 80%까지 올라간다.

문제는 제련과 같은 광물 가공업에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단 점이었다. 제련에 큰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광물 제련시 발생하는 환경 문제, 인건비 문제 때문에 제련 시설 대부분이 중국에 쏠려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전체 리튬 화합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 배터리용으로 많이 쓰이는 수산화리튬 제련 점유율은 75%에 달한다.

따라서 IRA 요건 충족을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 및 미국과 FTA 체결을 한 국가에서도 광물 가공업이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해왔다. 이번 미국 행정부의 보조금 28억달러 지급은 이 문제를 일부나마 해소하려는 의지로 읽혔다.

백악관도 이번 지원안 발표 이후 "사실상 현재 거의 모든 리튬, 흑연,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 등은 해외에서 생산되는데 중국이 주요 소재 공급망 통제권을 쥐고 있다"며 공급망 전반의 키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 오려는 의도를 시사했다.

이같은 조치에 국내 배터리 기업, 그 중에서도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일단 긍정적이란 평가다.

한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이번 20개 기업 중에 한국 기업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수혜를 입는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자국에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확장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재료 조달이 좀 더 수월해 진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제련업 관련 환경 기준을 전폭적으로 낮출 가능성은 낮지만 환경 기준을 지키면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올라가는 비용을 이번 지원금을 통해 어느정도 상쇄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또 다른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28억달러를 20개 기업에 나눠 지급되는 것을 생각하면 한 기업이 받는 지원금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이 1차 지원으로서 앞으로 이같은 지원이 확대될 것이란 점, 또 지원을 받은 기업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협력할 여지가 커진단 점, 추후엔 한국 기업들도 미국에 공장 건립시 지원금을 받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나쁜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20개 지원 대상 기업 중 호주의 '시라'로부터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이달 20일 밝혔다. 시라는 내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단 이번 조치로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산 비중을 낮출 것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는 결과를 낳지 않겠느냔 질문에 이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과 미국 외 시장, 이원화 전략을 쓰게 될 것"이라며 "미국 시장을 겨냥해선 광물부터 소재까지 북미산을 쓰게 될 것인데 조달길이 생기고 있단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DOE 관계자들이 방한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배터리 소재 업체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도 논의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즉 미국측이 IRA 시행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려 사항을 듣고 해법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현지에서 원활한 소재 조달은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전동화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한 배터리 소재 업체 관계자는 "최근 미국 주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주에 공장 유치를 위한 요청들이 쇄도한고 있다"며 "아직 IRA 세부 법안이 마련되기 전이어서 단언할 수 없지만 현재 우리 기업들로부터 '제약'으로 지적되는 사안들을 상쇄시킬 만한 지원책들을 미국 정부 내에서도 마련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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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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