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화당 우크라 지원 삭감 가능성에 우려..공화당도 우크라 지원 의견 엇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삭감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존 페터만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모금행사에서 “공화당은 선거에서 이기면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들(공화당)은 미국 외교정책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관련있다면서 “아주 심각하고 결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피츠버그에서 열린 인프라법 행사에서 ‘공화당의 선거 승리 시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들이 지원을 삭감할 것이라고 해서 우려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8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공화당이 하원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매카시 대표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하원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중간선거 하원 판세가 공화당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차기 하원의장 1순위 인사가 우크라이나 지원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해 총 180억달러의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
그동안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원조는 초당적 지지를 받아왔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화당 일각에서 대규모 지원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5월 40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법안 표결시 공화당은 상원에선 11명, 하원에선 57명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다만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할 경우 외교위원장이 유력한 마이클 맥콜 의원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전인 연말 의회 레임덕 세션에 대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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