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차기 총리..'앙숙' 존슨 - 수낙 맞대결로 가나

손우성 기자 2022. 10.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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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선언하자 집권 보수당은 곧바로 차기 대표 선출 작업에 돌입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날 "존슨 전 총리와 수낙 전 장관이 보수당의 영혼을 위한 싸움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배신자 딱지가 붙은 수낙 전 장관은 지난달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친(親) 존슨' 세력의 지지를 받은 트러스 총리에게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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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 44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며 영국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러스 44일만에 사임 선언

보수당, 대표선출 절차 돌입

트러스에 패한 수낙, 후보 조명

파티 게이트로 퇴진한 존슨도

최근 조사 지지율 32% 상승세

의원 100명 이상 동의할지 촉각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선언하자 집권 보수당은 곧바로 차기 대표 선출 작업에 돌입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영국 현지 언론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의 맞대결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술판을 벌인 일명 ‘파티 게이트’ 의혹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존슨 전 총리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날 “존슨 전 총리와 수낙 전 장관이 보수당의 영혼을 위한 싸움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와 수낙 전 장관은 지난 내각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하지만 존슨 전 총리가 ‘파티 게이트’ 사태와 각종 거짓말 논란으로 휘청거리자 지난 7월 수낙 전 장관은 내각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고, 결국 존슨 전 총리의 불명예 퇴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배신자 딱지가 붙은 수낙 전 장관은 지난달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친(親) 존슨’ 세력의 지지를 받은 트러스 총리에게 무릎을 꿇었다. 존슨 전 총리와 수낙 전 장관 모두 서로에게 갚을 빚이 있는 셈이다.

변수는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찬반 여론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현재 가족과 카리브해 여행 중인 존슨 전 총리는 이번 주말 런던으로 돌아와 보수당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한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17∼18일 보수당원 5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존슨 전 총리는 가장 많은 32%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오는 24일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보수당 새 규정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 가디언은 “‘파티 게이트’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는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60명 안팎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영국 정치에 대규모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6년간 총리직을 거친 인사는 5명에 달한다. 가디언은 “브렉시트 이후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영국인은 대격변의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절호의 기회를 맞은 노동당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각종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인사를 앞서고 있는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트러스 총리 사임에 대해 “지금 영국이 얼마나 엉망진창인 상황인가”라고 날을 세우며 존재감 과시에 나섰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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