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알은 딱딱해' 韓 연구자가 美 자연서박물관 연구 결과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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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연사박물관 척추고생물학 부문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일부 공룡알이 새알처럼 딱딱하지 않고 일부 도마뱀이나 거북알처럼 말랑한 양피지 질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2020년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최승 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미국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당시 논문에서 공룡알이 말랑하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라만 분광학 스펙트럼' 결과 해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매터스 어라이징(matters arising)' 논문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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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연사박물관 척추고생물학 부문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일부 공룡알이 새알처럼 딱딱하지 않고 일부 도마뱀이나 거북알처럼 말랑한 양피지 질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2020년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2년을 훌쩍 넘긴 지난 19일 중국과학원 소속 한국 과학자가 이같은 사실을 뒤집는 연구결과를 내놔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승 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미국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당시 논문에서 공룡알이 말랑하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라만 분광학 스펙트럼' 결과 해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매터스 어라이징(matters arising)'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코너는 네이처에 실린 연구논문 중 추가 의견이나 반박을 제기할 수 있는 논문으로 분류된다.
최 연구원은 "일부 공룡알에 대한 '라만 분광학 스펙트럼' 결과가 말랑한 유기물에서 나오는 패턴이 아닌 전형적인 '구워진 유기물' 패턴이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그간 온도가 높은 한반도의 공룡알을 연구했기에 이같은 사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중생대 시기 화산 활동이 많은 뜨거운 땅이었던 한반도에서는 알 껍데기 온도가 높아져 마치 구워진 화학구조를 띠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 연구팀 논문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동료들과 팀을 꾸려 공식적인 반박을 제기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실리게 됐다.
최 박사후연구원은 2015년부터 고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척추고생물학계에서 연구가 가장 활발한 미국과 중국의 시스템을 모두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2020~2021년 미국 몬태나주립대를 거쳐 지난해 중국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8500만 년 전 살았던 공룡알 화석과 현생 조류의 알의 결정 배열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육식 공룡의 알들이 두 종류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유럽에서 오랫동안 '도마뱀 알'로 알려진 알들이 사실은 소형 육식공룡의 알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고생물학계에서 연구 결과가 뒤바뀌는 사례는 종종 있다. 최 연구원은 "공룡 화석은 개체수 자체가 많지 않아 연구의 엄밀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네이처처럼 반박의 장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학술지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가설이 제시되고 반증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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