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트러스 후임에 누구?..수낵·모돈트 등 재출마할 듯(종합)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취임 44일 만에 사임 의사를 밝히며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보수당은 후임 총리가 될 당 대표 경선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인데, 후보로 나설 인물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페니 모돈트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케미 바데노크 국제통상부 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복귀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 대표 경선서 아쉬운 탈락…리시 수낵 재출마 전망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트러스 총리의 뒤를 이을 인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다. 존슨 전 총리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수낵 전 장관은 당 대표 경선 투표 결선에서 트러스 총리와 맞붙었다. 줄곧 1위를 유지하던 수낵 전 장관은 막판에 43%로 2위를 차지하며,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경선 당시 수낵 전 장관은 경제 정책 부분에서 트러스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는데, 트러스 총리가 경제 정책 문제로 물러난 만큼 수낵 전 장관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수낵 전 장관은 트러스 총리의 자금 지원 없는 감세가 채권 시장의 패닉,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또 수낵 전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영국의 경제 위기를 다뤘던 경험이 있다.
다만 그는 아내의 세금 납부 문제와 함께 재무장관 재임 중 미국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 페니 모돈트 등 당 대표 경선 출마 인물 대거 거론
수낵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당의 온건파에 속하는 모돈트 원내대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모돈트 원내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3위까지 올랐다.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과 국제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CNN 등은 모돈트 원내대표가 경제 정책을 다루는 등 경제 관련 경험이 거의 없다고 평가하며, 트러스 총리가 그랬듯 아직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당 대표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한 케미 바데노크 국제통상부 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만 전 내무장관 등도 후보로 언급된다. 그러나 바데노크 장관과 브레이버만 전 장관은 최근까지 거의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에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레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은 출마의 뜻이 없다고 BBC에 전했다.
◇ 구관이 명관?…보리스 존슨 돌아올까
이 밖에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도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록다운(봉쇄) 기간에 방역 수칙을 위반해 파티를 벌여 사퇴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의 과거 성비위 스캔들을 알고도 그를 원내 부총무로 임명한 것이 드러나며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러스 총리를 대신할 후임에 존슨 전 총리가 1위로 꼽히며 그의 복귀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YouGov(유고브)가 지난 17~18일 보수당원 5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트러스 총리가 사임할 경우, 후임으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자 32%의 응답자는 존슨 전 총리를 꼽았다. 수낵 전 장관(23%), 월러스 장관(10%), 모돈트 원내대표(9%) 등이 뒤를 이었다.
◇ 후임 선출 절차 대폭 축소…당원 투표 없앤다
선거를 주관하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가 발표한 경선 규정에 따르면 동료 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보수당 의원이 357명인 점을 고려하면, 후보는 최대 3명까지 나올 수 있다.
후보 등록 절차는 오는 24일 오후 2시 마감된다. 당초 당원 투표로 후임자를 가려내던 방식과는 달리 당원 투표 절차는 제외하고 보수당 의원들의 투표만으로 후임을 선출할 방침이다. 최종 당선자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조기 총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세안 등으로 보수당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보수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조기 총선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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