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대출금리 10%..'영끌족' 울릴 공포의 시나리오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5% 이상으로 오른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으로 자리잡으면서 한국 기준금리도 덩달아 4%대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내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9%대, 신용대출 금리는 10%대에 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3∼3.25%에서 3.75∼4%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5.1% 반영하고 있다. 이어서 12월 FOMC에서 4.5∼4.75%로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77.4%다.
추가로 미 연준이 내년 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75~5%로 변경할 가능성은 48.6%로 모든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높다.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40%에 달한다. 내년 3월에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5.2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43.3%로 가장 높다. 이 경우 미국 최종 기준금리는 현 3~3.25%보다 2%포인트 높은 5~5.25%에 도달하게 된다.
페드워치에 반영된 선물 금리에는 미 연준이 내년 3~6월까지 기준금리를 5~5.25% 수준으로 유지하다 이르면 내년 7월, 늦으면 내년 9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게 반영돼 있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최고 5.5%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연준이 내년 3월 기준금리를 5.25~5.5%까지 올릴 확률은 이날 15.4%로 5~5.25%(43.5%)에서 멈출 가능성보다 낮지만, 전일(6.5%) 대비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이 확률은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엔 0%였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8.2%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이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9일 전일대비 11.1bp(1bp=0.01%포인트) 오른 4.55%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4.5%를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7일 이후 15년 만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같은 날 전일대비 12.8bp 오른 4.137%를 나타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않는다면 대내외 금리차가 지나치게 커져 자칫 자금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최대 1%포인트(p) 안팎까지 용인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8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역사적으로 (한미 금리차는) 1%p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다"며 "이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춰볼 때 미국의 기준금리가 5% 수준에 달할 경우 우리나라 기준금리 역시 약 4%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국채 가운데 유동성이 가장 풍부해 기준금리의 향방을 잘 보여주는 국채 3년물 금리를 보면 최근 한국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가 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전일대비 1.3bp 오른 4.344%를 기록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0.3bp 오른 4.399%다. 통상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보다 0.25%포인트 높게 형성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채권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가 4%대 초반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한은의 기준금리를 현재 연 3%에서 4%대 초반까지 올리려면 1~1.25%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
한은은 현 상황에서는 내년 최고 기준금리 수준으로 3.5%가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있으나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 지는 모르지만 인상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3.5%를 두고 (금통위에는)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그 밑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금통위 전까지 (시장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 지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18일 전월대비 0.44%포인트 오른 3.4%로 공시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65~6.05%에서 하루만에 연 5.09~6.49%로, 우리은행은 연 5.24~6.04%에서 연 5.68~6.48%로 상승했다.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4.89~7%로 상단이 7%에 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연내 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8일 공시된 코픽스에는 최근 빅스텝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한은이 기준금리를 4%대 초반까지 올린다면 주담대 금리는 최고 9%대까지 오를 수 있다. 통상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것을 고려하면 신용대출 금리는 최고 10% 수준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이다. 16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국채 일부를 되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경우 시장의 공포심리가 진정돼 국채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한미 금리차가 벌어진다고 해서 외국인 자금이 (무조건) 유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은은 미국 기준금리와 일정수준의 격차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지난 금통위에서 언급한 최종 기준금리 3.5%의 경우 수치 자체보다도 금통위원들이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심리를 점차 상향시켜 나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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