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고성 명태

이수영 2022. 10.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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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을 없을 것이다.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는 명태의 주산지는 고성이었다.

고성 지방태의 자리를 요즘엔 러시아산 명태가 대신한다.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고성통일명태축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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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을 없을 것이다. 잡는 방법과 말리는 방식, 요리하는 레시피에 따라 수십가지에 이른다. 어획의 형태에 따라 크게 낚시태와 그물태로 분류된다. 가장 귀하게 대접받는 낚시태는 흠집이 없어 맑은 탕을 비롯한 고급 요리로 쓰인다. 잡히는 장소에 따라 지방태와 원양태로 나뉘고, 얼리거나 말리지 않은 갓 잡은 명태는 생태, 냉동해 유통하면 동태로 부른다. 바짝 말린 것은 북어, 추운 겨울 얼렸다 녹였다 하면 황태가 된다. 반쯤 말린 명태는 코다리로 통한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를 칭하는데, 한때 다른 어종으로 분류해 어린 명태를 대량 포획한 때도 있었다. 부속물도 여러 가지다. 명란과 창란, 아가미는 젓갈과 깍두기 재료로 쓰이며 갖가지 요리로 만들어진다.

1980년대까지 동해안은 명태 천국이었다. 겨울 부둣가를 빼곡히 채우다시피 했고, 삽으로 퍼 실은 명태 리어커는 행렬을 이루었다. 흔한 만큼 귀한 대접을 받지도 못했지만,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효자 역할을 했다. 국내 최고 어획량이 20만t에 이를 만큼 많이 잡혔다. 그러던 명태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1만t 아래로 급감했고, 2017년에 이르러선 한해 연·근해에서 잡힌 명태의 양이 1t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 지금 동해 연안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수온 상승 등 해양 환경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는 명태의 주산지는 고성이었다. 한때 거진항을 중심으로 항포구마다 고깃배는 만선이었고, 명태는 삶의 터전이자 생활 문화였다. 명맥이 끊긴지 오래됐지만, 주민들은 이 생선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고성 지방태의 자리를 요즘엔 러시아산 명태가 대신한다.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고성통일명태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관태체험, 명태 화로구이, 맨손잡기 등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갓잡은 낚시태로 시원한 매운탕을 끓여 먹을 날이 올지 의문이다. 다시 동해 연안으로 돌아온다면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다. 인공 양식한 명태 치어가 매년 방류되고 있다니 한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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