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최측근 모두가 불법 혐의 받고 있는 사태

조선일보 2022. 10. 2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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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왼쪽 둘째)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관련 대통령실 항의 방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0.20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일당에게 8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하자 이 대표는 하루 뒤인 20일 “야당 탄압”이라고 했다. “불법 자금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지난해 4~8월 전달돼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먼저 20억원을 요구했고, 이 요구를 받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돈을 줬다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진술이 일치했다고 한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가 ‘측근’이라고 밝힌 사람 중 한 명이다. 김 부원장 외에도 이 대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구속됐거나 기소가 임박한 상태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평화부지사로 발탁한 이화영 전 의원은 대북 사업 지원 대가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수억 원을 쓴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쌍방울이 이 과정에 2019년 북측 단체와 대북 사업 합의서를 체결할 무렵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수십억 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대북 송금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쌍방울은 2018년과 이듬해 경기도가 주최한 남북 교류 행사에 수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모두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 벌어진 일이다.

또 다른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야당 대표 측근들이 다 구속 또는 체포되거나 기소가 임박한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수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이 모두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이 대표는 그동안 주변 사람이 구속돼도, 극단적 선택을 해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 최측근인 김 부원장이 체포되자 “정치 탄압”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대통령에 출마했었고 앞으로 또 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자신의 최측근들 모두가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나서 설명하고 당당하게 수사를 받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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