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지붕·철길·주차장·옥상..태양광이 환영받는 자리

김민욱 2022. 10. 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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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7월 MBC 기후환경팀은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빈국이 된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주민들에 대한 배려 없이 사업자 위주로 발전 시설을 지었다는 거고, 이 때문에 주민들의 거부감이 커지면서 민원이 잇따르고, 그러니까 지자체들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이 또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주민들의 거부감 없이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길은 없을까요.

김민욱 기자가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예전에 기차가 다녔던 철로를 자전거길로 만든 곳입니다.

그리고 제 머리 위 자전거 도로 위에 마치 지붕처럼 놓여 있는 것들은 태양광 발전 시설입니다.

다른 곳에 복선 철로가 놓이면서 10년째 버려졌던 철길.

충남 아산의 옛 장항선 철길에는 3년 전 자전거 도로와 함께 2만 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이석용/충남 아산시청 도로행정과 팀장] "연간 8천 메가와트의 전기생산, 이산화탄소 2천8백 톤 절감 및 소나무 7만 8천 그루의 식재 효과와 함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넓은 면적이 필요한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지붕과 하수 처리 시설 위에 모두 2.7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루 약 4백 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합니다.

주민들과 갈등을 빚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이렇게, 주민들과 부딪히지 않는 곳에 짓는 겁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방법입니다.

공간이 부족해 보이는 대도시에도 이런 곳은 많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철도 주변과 고속도로 주변 부지, 폐쇄된 도로 등만 활용해도 975메가와트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 282곳의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면 국내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연간 전력량의 1.4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송주희/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한 11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기도 해요. 유휴부지가 적은 도시 안에서 주차장만 활용했을 때도 적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거주하고 일하는 곳에는 어떻게 지을가?

이곳은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옥상입니다.

7개 동 옥상에 빼곡하게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공동전기료를 내지 않습니다.

태양광 판매 수익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관리비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다수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소에 만족합니다.

세계는 지금 지붕 태양광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지난 2020년 한 해에만 9.9기가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지붕에 설치했습니다.

태양광 강국인 중국은 단 5년 만에 지붕 태양광을 4기가와트에서 27기가와트로 7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태양광이 난립했던 농촌지역.

농촌지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농경지입니다.

추수가 한창인 경남 함양의 한 논을 찾았습니다.

논에 기둥을 세워 위쪽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고 아래에서는 평소와 같이 벼를 재배합니다.

태양광 시설 때문에 재배면적이 줄어 수확량도 20% 줄었습니다.

그러나 태양광을 설치한 농민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수확량은 줄었지만 소득은 더 늘었기 때문입니다.

[박영철/농민·경남 함양군] "돈이 들어오는 게 좋은 거지 뭐 다른 거 뭐 좋은 게 뭐 있어요. (전기 판매로) 1년에 5백만 원 받고 또 나머지는 이제 마을 자금으로 쓰는 거예요."

농지를 갈아엎고 짓는 게 아니라 농지를 보존하며 짓는 태양광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합니다.

[정재학/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 "(기존 태양광 발전소는) 잡종지로 변경을 한 다음에 거기에다가 빡빡하게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어 버립니다. 한 번 토지가 없어지면 그게 다시 토지로 잘 돌아오지가 않습니다."

수확량과 발전량을 모두 높이는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실.

태양광을 설치하면 농작물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깨고 최상품 배추 수확에 성공했습니다.

[김욱경/영남대 부속농장 농감] "최상품이죠. 강원도 (고랭지) 가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밭 이랑이나 농지 사이에 놓을 수 있는 수직형 태양광도 나중에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설치 규제입니다.

주민들에게 확실히 이익이 되는 방법으로 정부가 지원하고 지자체도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양예빈/기후솔루션 연구원] "주민 수용성이 확보된 그런 부지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율은 4.7%입니다.

이웃 중국과 일본도 10%를 넘었고 세계 평균은 10.3%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수년 안에 우리는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김준형 위동원 남현택 / 영상편집: 임주향 / 영상제공: 모든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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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인학 김준형 위동원 남현택 / 영상편집: 임주향 / 영상제공: 모든솔라

김민욱 기자 (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19093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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