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통화 일제 급락, 아시아 금융위기 재발하나(종합)

박형기 기자 2022. 10. 20. 16: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화 32년-위안화 14년-원화 13년래 최저
달러 강세로 전세계가 신음, 亞에만 위기 올 가능성 크지 않아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35p(0.86%) 하락한 2,218.09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7.1원 오른 1,433.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10.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의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급등하면서 20일 아시아 주요 경제국인 한중일 통화가 모두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아시아 금융위기가 다시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위안화 14년래 최처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현재 역내 위안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42% 상승한 달러당 7.2437위안을 기록하고 있다(환율 상승은 가치 하락). 이는 2008년 1월 이후 14년래 최고다.

서울 중구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확인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위안화 역외환율도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전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744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중국 정부가 무리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고 있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호주의 커먼웰스 은행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가 달러 당 7.30 위안을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 엔화는150엔 돌파, 32년래 최저 : 위안화 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도 급락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 당 150엔을 돌파, 32년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엔화 일러스트. 달러 강세에 일본 엔화는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022.09.23 ⓒ 로이터=뉴스1 ⓒ News1 한병찬

이날 엔화는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결국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이날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정부가 과잉 변동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결국 150엔을 돌파했다. 이는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국가인 일본은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일 금리격차가 커지면서 엔화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 원화도 13년래 최저 : 원화도 엔화와 위안화만큼은 아니지만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오른 1433.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1436원까지 상승했지만 장후반 상승폭을 축소하며 1433원대로 마감했다. 이는 13년래 최고 수준이다.

◇ 미국 국채수익률 급등이 아 통화약세 불러와 : 20일 아시아 주요 통화가 일제 하락한 것은 미국 채권수익률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국채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36%까지 치솟아 4.1%를 돌파했다. 이는 2008년 7월 23일 이후 14년래 최고다.

국채수익률이 급등한 것은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자 미국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아시아의 주요 경제국인 한중일의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 재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달러 강세 전세계 공통 현상 : 일각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돌파할 경우, 이것이 방아쇠가 돼 아시아에서 대규모 자본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같은 위기는 오지 않은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최근 아시아 통화약세는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가져갔다 다시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등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달러 강세로 인한 통화 약세로 고통받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의 경우, 사상최저를 기록했었다. 오히려 아시아의 상황이 다른 대륙에 비해 나은 편이다.

◇ IMF "아시아가 가장 유망" :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그래도 아시아는 비교적 덜 하다고 평가했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2.10.14/뉴스1

IMF는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직면한 어려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유럽, 미국 등과 다를 것"이라며 "내년 아시아의 성장이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을 올해 4%, 내년 4.3%로 예측했다. 이는 1% 내외인 미국과 유럽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가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시장의 혼란은 지속되겠지만 아시아 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sino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