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 연주곡을 당일 공개하는 이유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2022. 10. 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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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건반음악의 살아있는 권위자'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69)가 2008년 첫 내한 이후 여섯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바흐의 음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영혼과 몸을 깨끗이 만드는 거죠."―현대적이고 기능적인 연주를 펼치면서도 슈나벨, 피셔, 코르토, 호프만 등 20세기 초 피아니스트들의 영향을 고백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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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롯데콘서트홀서 6번째 내한 리사이틀
"자유와 즉흥의 힘 믿어..놀라움도 공연의 일부
아침마다 한 시간 이상 바흐 연주로 하루 시작"
"자유와 즉흥의 힘 믿어..놀라움도 공연의 일부
아침마다 한 시간 이상 바흐 연주로 하루 시작"
‘바흐 건반음악의 살아있는 권위자’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69)가 2008년 첫 내한 이후 여섯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와중에 취소됐던 만남의 아쉬움을 씻어줄 무대다. 11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곡을 중심으로 한 레퍼토리를 프로그램 사전 공지 없이 연주할 예정이다. 시프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최근 런던, 파리, 도쿄 등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도 당일 현장에서 연주곡을 밝혀 왔습니다. 어떤 의도인지요?
“나는 자유와 즉흥의 힘을 믿습니다. 연주 일정은 대체로 2년 전에 결정되는데, 관객이 무엇을 듣게 될지 2년 뒤 일을 미리 말해준다는 것이 오히려 평범하지 않은 일이죠. 예를 들어 2년 뒤 오늘 저녁식사로 무엇을 택할 지 미리 말할 수 있나요?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가 됩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나는 훨씬 큰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관객들은 공연을 한층 새롭게 감상할 수 있고요.”
―매일 한 시간 이상 바흐를 연주하며 아침을 시작한다고 들었습니다.
“바흐의 음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영혼과 몸을 깨끗이 만드는 거죠.”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연주를 펼치면서도 슈나벨, 피셔, 코르토, 호프만 등 20세기 초 피아니스트들의 영향을 고백해 왔습니다. 모차르트 시대의 옛 피아노에 깊이 빠지기도 했구요. 과거의 연주방식에서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옛 피아노 거장들은 위대한 인물들이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온전히 다른 개성을 자랑했죠. 자신만의 개인적인 음색이 있었고 연주하는 소리의 질감이 작품마다 달랐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서로 비슷하게 들리죠. 서로 다른 점을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아요. 소리 자체가 흐릿하고 평범하거나 시(詩)적인 면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계 여러 공연장에서 강의와 연주를 겸한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오늘날의 청중은 반세기 전에 비해 음악에 대한 교육과 정보가 오히려 적은 세대입니다. 학교에서 받는 음악 교육도 빈약하죠. 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한 예로 베토벤의 소나타를 처음 듣고자 한다면 그건 그냥 편히 앉아 즐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이드와 정보가 필요한 일이죠. 연주자가 직접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북의 해설만 읽는 것보다 나을 겁니다.”
―정치적인 소신을 자주 공개해왔고, 최근에는 모국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정계의 우경화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요즘 국제 정치가 매우 자국 이기주의적이고 배타적이 되어가는 데 대한 생각은.
“정치와 예술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만심이나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노력해야 합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자유와 즉흥의 힘을 믿습니다. 연주 일정은 대체로 2년 전에 결정되는데, 관객이 무엇을 듣게 될지 2년 뒤 일을 미리 말해준다는 것이 오히려 평범하지 않은 일이죠. 예를 들어 2년 뒤 오늘 저녁식사로 무엇을 택할 지 미리 말할 수 있나요?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가 됩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나는 훨씬 큰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관객들은 공연을 한층 새롭게 감상할 수 있고요.”
―매일 한 시간 이상 바흐를 연주하며 아침을 시작한다고 들었습니다.
“바흐의 음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영혼과 몸을 깨끗이 만드는 거죠.”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연주를 펼치면서도 슈나벨, 피셔, 코르토, 호프만 등 20세기 초 피아니스트들의 영향을 고백해 왔습니다. 모차르트 시대의 옛 피아노에 깊이 빠지기도 했구요. 과거의 연주방식에서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옛 피아노 거장들은 위대한 인물들이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온전히 다른 개성을 자랑했죠. 자신만의 개인적인 음색이 있었고 연주하는 소리의 질감이 작품마다 달랐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서로 비슷하게 들리죠. 서로 다른 점을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아요. 소리 자체가 흐릿하고 평범하거나 시(詩)적인 면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계 여러 공연장에서 강의와 연주를 겸한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오늘날의 청중은 반세기 전에 비해 음악에 대한 교육과 정보가 오히려 적은 세대입니다. 학교에서 받는 음악 교육도 빈약하죠. 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한 예로 베토벤의 소나타를 처음 듣고자 한다면 그건 그냥 편히 앉아 즐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이드와 정보가 필요한 일이죠. 연주자가 직접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북의 해설만 읽는 것보다 나을 겁니다.”
―정치적인 소신을 자주 공개해왔고, 최근에는 모국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정계의 우경화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요즘 국제 정치가 매우 자국 이기주의적이고 배타적이 되어가는 데 대한 생각은.
“정치와 예술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만심이나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노력해야 합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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