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협회장 "북한 핵군축 대가 제재 완화 추진해야" 현실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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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외교협회 회장이 당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제재 완화 대가로 핵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계속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동시에 미국, 한국, 일본은 제재를 축소하는 대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시스템을 제한하는 군축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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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미사일 발사]
미국외교협회 회장이 당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제재 완화 대가로 핵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 비핵화의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현실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19일 협회 누리집에 ‘새로운 핵무기 시대’라는 제목으로 실은 글에서 지금은 “핵무기 팽창, 핵무기의 현저한 지정학적 역할 강화, 더 많은 국가들의 핵 보유 노력이라는 새로운 시대로 가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하스 회장은 “북한은 핵무기고를 확대하는 동안 안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며, 북한이 쉽게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는 “계속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동시에 미국, 한국, 일본은 제재를 축소하는 대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시스템을 제한하는 군축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은 한·일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핵무장 상황과 관련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한·일이 핵무기 포기 선언을 재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스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더 완강히 거부하고, 다른 나라들도 핵무장 유혹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포기 대가로 안전을 보장받은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한테 거듭 침공당한 것을 보면서 핵무기가 안보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위협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군사 개입을 차단하는 듯한 모습도 ‘핵무기 터부’를 약화시킨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게 우크라이나 상황은 상당한 수준의 핵 보유고는 미국의 공격 의지를 차단하거나 적어도 더 자제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스 회장은 러시아에 관해서는 전술핵 사용 위협이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서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 러시아와의 핵무기 감축 협정 연장에 중국을 끌어들여야 하며, 이란에는 외교적·군사적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이 먹히지 않고 북핵·미사일 고도화만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실적’ 해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스 회장의 제안은 그가 이끌어온 미국외교협회가 정관계와 학계 등의 외교 엘리트들을 망라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리는 면도 있다.
지난 13일에는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이 <뉴욕 타임스>에 ‘북한의 핵 보유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기고를 실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제타격을 거론하는 등의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루이스 교수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관계 개선을 통해 긴장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외에 한 게 없다”며 “이제 손실을 줄이고, 현실을 직시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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