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인 원리 이용한 '잡는 로봇' 개발
국내 연구진이 가느다란 바늘부터 큰 상자까지 여러 크기의 물건을 쉽게 잡아 옮길 수 있는 ‘만능 로봇 손’을 개발했다. 코끼리가 자신의 코를 이용해 물건을 잡는 원리를 응용한 로봇인데, 향후 상용화하면 가정과 산업체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일 공기를 강하게 빨아들면서 동시에 움켜쥐는 힘을 발휘해 물건을 잡아 올리는 로봇 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손의 표면에는 구멍이, 내부에는 미세한 관이 뚫려 있다. 이를 통해 특정 물체와 접촉하면 공기를 강하게 빨아들여 진공을 만든다. 그러면 물건을 흡착하는 힘이 생긴다. 이를 통해 2~3㎏의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로봇 손의 크기는 호두 만하다. 크기에 비해 들어올릴 수 있는 물체의 덩치는 상당히 큰 편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인 이 흡착 기술에다 로봇 손이 야구 장갑처럼 절반으로 접히는 기능을 이번에 추가했다.
로봇 손은 신축성이 좋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안쪽으로 구부러지는 기능을 넣어 진짜 사람의 손처럼 물건을 움켜쥐는 능력을 부여했다. 이 능력을 공기를 빨아들이는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매우 작거나 바닥에 납작 붙어있는 얇은 물체를 쉽게 집어 올릴 수 있다. 사람이 손톱을 세워 물건을 꼬집으며 잡는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로봇 손은 코끼리가 자신의 코를 손처럼 이용하는 모습을 공학적으로 구현했다. 코끼리는 코를 이용해 먹이를 집어 먹고, 물건을 들어올린다. 코끼리 코에서 나타나는 호흡과 근육의 움직임을 로봇 손의 공기 압력과 실리콘 움직임으로 대체한 것이다.
연구진이 공개한 시연 동영상을 보면 로봇 손은 스케치북 만한 커다란 패널이나 보통의 커피잔보다 덩치가 큰 화분을 거뜬히 들어올린다. 연필보다 얇은 초나 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은 금속 자도 쉽게 집는다. 연구진은 “지름이 0.25㎜에 불과한 한방용 침도 집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상용화하면 가정이나 상점, 산업체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송성혁 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로봇 손은 간단한 구조로 작동하는 공기 압력을 이용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복잡한 제어 없이 어떤 물체든 쉽게 잡아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 로봇 손은 인간이 원격 조종해 움직이지만 향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작동시키는 방법도 고안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과해” “손가락질 말라” 고성·삿대질 난무한 대통령실 국정감사 [국회풍경]
- 수능 격려 도중 실신한 신경호 강원교육감…교육청·전교조 원인 놓고 공방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이러다 다 죽어요” 외치는 이정재···예고편으로 엿본 ‘오겜’ 시즌2
- [단독]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용역 업체도 관급 공사 수주↑
- 유승민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나와 잘못 참회하고 사과해야”
- “부끄럽고 참담” “또 녹취 튼다 한다”···‘대통령 육성’ 공개에 위기감 고조되는 여당
- 김용민 “임기 단축 개헌하면 내년 5월 끝···탄핵보다 더 빨라”
- [한국갤럽]윤 대통령, 역대 최저 19% 지지율…TK선 18% ‘지지층 붕괴’
- 민주당, 대통령 관저 ‘호화 스크린골프장’ 설치 의혹 제기… 경호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