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와인과 바게트, 그리고 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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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어느 날 새벽 2시, 독일의 한 과학자가 와인과 바게트를 책상에 두고, 잡음 같은 신호를 관측하고 열심히 노트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까지 연구에의 열정을 불태우던 그는 클라우스 폰 클리칭(Klaus von Klitzing) 박사다.
이렇게 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폰 클리칭 박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과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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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어느 날 새벽 2시, 독일의 한 과학자가 와인과 바게트를 책상에 두고, 잡음 같은 신호를 관측하고 열심히 노트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까지 연구에의 열정을 불태우던 그는 클라우스 폰 클리칭(Klaus von Klitzing) 박사다. 그는 이 실험으로 홀(Hall) 효과가 양자화되어 정확하게 전기저항을 발생한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고, 이 위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198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조셉슨(Josephson) 효과’로 전압이 양자화되는 현상은 이미 알려졌기 때문에 양자화된 저항을 통해서 전자기 에너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그의 연구결과는 130년 동안 인공물로 남아있던 킬로그램의 정의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2018년 11월, 전 세계 국가측정표준기관들과 측정 전문가들이 모이는 국제도량형총회에서 폰 클리칭 박사가 첫 발표자로 강단에 섰다. 국제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폰 클리칭 박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10년 표준연에서 첫 초청강연을 가졌고, 2014년에는 표준연의 1호 명예연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올해 10월 17일, 창립 47주년과 기초과학의 해를 맞아 폰 클리칭 박사는 특별 강연자로서 ‘My Nobel Prize and the New Kilogram’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펼쳤다.
폰 클리칭 박사와 더불어 많은 측정과학 분야의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아왔다. 측정과학이 한 단계 발전하여 기반을 다지고, 그 바탕 위에서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진보는 측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렇든 측정과학은 과학의 발전사에서 인류의 지식의 한계를 한 단계씩 뛰어넘는 역할을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양자역학적으로 얽힘 상태를 실험으로 증명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연구는 양자통신과 양자컴퓨터 기술에 근간이 되었다. 최근 들어 양자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양자컴퓨터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양자기술과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요 선진국들도 앞다투어 양자컴퓨터에 획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물리적인 난제들이 산적해 있어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표준연은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 100억, 총 490억 규모의 양자컴퓨팅 인프라사업을 수주하여 초전도형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을 이끌어 나가게 되었다. 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구축을 완수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자체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양자컴퓨터 개발은 매우 어렵고, 또한 우리의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도전이다. 그러나 표준연은 지난 30여년간 지속해 축적된 양자측정 연구결과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에 대한 성공 의지와 열정이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가져보는 것은 실험실 구석에서 밤낮없이 열심히 연구하는 과학기술자들이 땀이 있기 때문이다.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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