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는 일"..중국영사관 폭행 사건 외교갈등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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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재 중국영사관에서 반중 시위대가 폭행당한 사건을 두고 영국과 중국간 외교적 마찰이 커지고 있다.
영국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지만, 중국은 거꾸로 "영국이 외교공관 보호에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경찰에 따르면 16일 맨체스터 주재 중국총영사관 밖에서 30∼40명이 반중 시위를 벌이던 중 영사관에서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나와서 시위대 한 명을 영내로 끌고 들어가 공격했다.
중국 외교부는 오히려 영국이 총영사관 보호에 소홀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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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 시위대가 주맨체스터 중국 영사관 안으로 끌려들어가 폭행당한 사건을 두고 영국과 중국 간 외교적 마찰이 커지고 있다. 영국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하자, 중국은 오히려 “영국이 외교공관 보호에 소홀했다”고 맞받아쳤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은 19일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이번 사건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시위는 평화롭고 합법적으로 진행됐으며 그들(시위대)은 영국 영토에 있었다. (중국 영사관 쪽의) 그런 행동(시위대에 대한 폭행)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맨체스터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할 것이고 조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가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경찰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제20차 당대회)가 시작되는 16일 주맨체스터 중국총영사관 밖에서 30~40명이 모여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시 영상을 보면, 영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밖으로 나와 시 주석의 사진과 중국공산당을 모욕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발로 걷어차며 철거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한명이 영내로 끌려 들어가 영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했다. 영국 경찰은 성명에서 “끌려 들어간 사람의 안전을 우려해서 경찰관이 개입해 영사관 경내에서 피해자를 빼냈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 영사관 직원들에게 두들겨 맞은 홍콩 출신인 피해자 밥 찬(35)은 이날 영국 의원들이 주선한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영사관으로 끌려갔다. 들어가려 시도한 게 아니다. 끌려 들어가지 않으려고 문에 매달렸지만, 그들이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와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영사관 영내로 끌려갔고 여러명이 때리고 걷어차는 것을 느꼈다. 다른 시위대가 구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사태는 정복을 입은 맨체스터 경찰이 와서 나를 문밖으로 끌어냈을 때 비로소 끝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폭행으로 얼굴이 찢어지고, 멍이 들고, 머리카락이 뽑히고, 아직 등과 머리도 아프다면서 “병원 응급실에 가서 치료받았지만 일을 해야 해 11시간 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찬은 중국 정부가 2020년 이후 홍콩의 민주주의를 압살하기 시작하자 지난해 3월 영국으로 이주한 수리공이다. 그는 “지금 중국 정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진 않지만, 주변에서 이후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며 자세한 신분과 가족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19일 “지난 2년간 노동 인구가 14만명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영국 경찰이 총영사관 보호에 소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원빈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 분자가 총영사관 부지에 불법 진입해 안전을 위협했다”며 영국에 외교적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총영사관의 안전이 침범돼서는 안 된다”면서 유효한 조치를 통해 총영사관 인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정시위안 주맨체스터 중국총영사도 경찰에 보낸 서한에서 “어느 순간 시위대가 영사관 영내로 몰려왔고 영사관 직원들은 승인받지 않은 진입과 이후 공격을 물리적으로 막아야 했다”고 항의했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정 총영사로 보이는 인물이 시위대의 포스터를 뜯고 찬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정 총영사는 이에 대해 <스카이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나와 직원들은 누구를 때리지 않았다. 시위대가 내 직원들을 때린 것”이라며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촬영됐다는 지적엔 “그(찬)가 내 나라와 지도자를 모욕했다. 나는 그게(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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