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에 비웃음, 가족 협박까지..야구 계속 해야되나?" 14년차, 이젠 '방출' 선수의 절규 [인터뷰]

김영록 2022. 10. 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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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가 야구 못하는 건 죄라고 치자. 왜 가족이 협박을 받고 불안에 떨어야하나."

"내가 못 해서 욕먹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가족 욕을 너무 많이 하니까SNS로 '너 사는 집 알아낸다. 칼 들고 찾아간다. 네 가족 어떻게 해버리겠다' 그런 협박 메시지도 받아봤다. 이렇게까지 야구 계속 해야되나?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병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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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같던 어깨 부상을 이겨내고 1589일만의 1군 복귀전을 치른 2017년 8월 24일의 진명호. 14년 프로야구 선수 인생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 선수가 야구 못하는 건 죄라고 치자. 왜 가족이 협박을 받고 불안에 떨어야하나."

방출 통보를 받았다. 평생 해온 야구지만, 마음 한켠엔 속시원한 마음도 적지 않다.

앞날을 걱정하는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다.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픈 마음도 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가족들이 져야했던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진명호(33)는 지난 17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공식 발표는 19일 이뤄졌다.

2009년 2차 1라운드(전체 2번) 신인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1~2012년 롯데의 가을야구에 함께 울고 웃었다. 수술 이후 2018년 기적처럼 부활, 2019년까지 2년 연속 60경기에 등판하며 뒤늦은 전성기도 경험했다. 2020년 이후 부진이 길었다. 올해는 16경기 16⅓이닝, 평균자책점 6.06에 그쳤다. 시즌초 출발이 좋았는데, 허리 부상 이후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저녁 늦게 연락이 닿은 그는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아빠로서 못해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과거 그가 '어깨 수술을 이겨내고,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로 꼽았던 첫째가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다. 현실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그는 "난 KBO리그의 단역 선수다. 조연이 아닌 주연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다"면서도 "우선 타 팀 연락을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했다.

아들과 함께 올스타전을 찾은 진명호. 2018년은 뒤늦게 찾아온 그의 전성기였다. 스포츠조선DB

그런데 그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부터 마음의 병을 앓았다는 것. 계기도 명확했다.

지난해 10월 5일 부산 사직 KIA 타이거즈전 8회. 마운드에 오르는 그를 향해 노골적인 조롱과 욕설, 비웃음이 쏟아졌다. 진명호는 "그날 가족들이 야구장에 안와서 정말 다행이다. 아빠가 그렇게 욕먹고 놀림당하는 걸 아이가 봤다고 생각하면…처음에는 대인기피증, 그다음에 우울증이 왔다"고 토로했다.

올해 1군 마지막 등판이던 8월 13일 광주 KIA전 때도 그랬다. 그날 0-5로 뒤진 6회 등판한 진명호는 투아웃을 잘 잡은 뒤 갑자기 제구 난조에 빠져 3연속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그는 "갑자기 (마음의 병이)확 왔다. 쥐구멍 찾는 마음으로 숨어있었다. 그 경기 생각이 안 난다"며 속상해했다.

"내가 못 해서 욕먹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가족 욕을 너무 많이 하니까…SNS로 '너 사는 집 알아낸다. 칼 들고 찾아간다. 네 가족 어떻게 해버리겠다' 그런 협박 메시지도 받아봤다. 이렇게까지 야구 계속 해야되나?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병이 생긴 것 같다."

프로야구 선수는 직업이 야구인 직장인이다.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평소 유쾌한 성격으로 불펜 분위기를 이끌던 14년차 롯데 원클럽맨이다. 진명호는 "도를 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야구는 잘 못해도 그렇게 미움받을 인생을 살진 않았다"고 절규했다.

진명호의 미소. 스포츠조선DB

'야구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을 물었다. 첫 등판, 승리, 세이브, 가을야구 같은 답을 예상했다. 진명호의 대답은 달랐다.

"2017년 8월 24일이다. 2016년에 어깨 수술을 받았다. 수술 안하면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수술을 받고나니 팔이 너무 아팠다. 아이를 안아주지도 못하고, 혼자선 양치질도, 밥 먹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야구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그만두기 전에 공 하나만 제대로 던져보자'고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1589일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야구장에 와있던 가족들이 펑펑 울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날이다. 그렇게 올해까지 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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