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젤렌스키 때문, 푸틴 원치 않았다"..막말 쏟아낸 伊 정치인

이상규 2022. 10. 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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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이탈리아 차기 정부 핵심 인물 중 한명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녹취가 추가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뉴스 통신사 라프레세는 19일(현지시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대화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야기한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계속 공격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침공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푸틴은 정직하고 분별있는 사람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교체하기 위해 침공했다"며 "그러나 서방의 돈과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속전속결'로 끝날 줄 알았던 이번 '특별 군사 작전'이 9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라프라세는 전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은 에피소드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푸틴이 나에게 생일선물을 줬고 나도 답례했다"며 "푸틴의 가장 친구 5명 중 내가 최고"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의 20년 절친'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앞서 그는 총선을 사흘 앞둔 9월 22일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상황을 놓고 러시아 국민, 정당, 장관들에게 침공을 강요당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함락한 뒤 젤렌스키 정부를 괜찮은 사람들로 교체하고 돌아올 예정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3차례나 총리를 역임한 그는 이번 총선에서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지휘하는 이탈리아형제들(Fdl)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9년 만에 상원의원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행태로 국제적 비난을 받는 상황인데도 차기 정권 핵심 인사가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탈리아가 서방 연합의 약한 고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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