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플로이드 사망에 '펜타닐 의혹' 주장한 美래퍼 결국

유족, 래퍼 칸예에 3500억 손배소 제기

미국 래퍼 칸예 웨스트. CNN 캡처

[서울경제]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이 미국의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본명 예)를 상대로 35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18일(현지시각) 미국 CNN,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의 유족은 괴롭힘, 침해, 명예훼손, 감정적 고통을 이유로 웨스트에 대해 2억5000만 달러(약 3567억5000만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웨스트는 지난 11일 팟캐스트 방송 ‘드링크 챔스’에 출연해 플로이드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과다 복용과 기저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나는 캔디스 오웬스(보수주의 정치평론가)가 내놓은 플로이드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 남자(백인 경찰관)의 무릎은 플로이드의 목에 그렇게 닿아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팟캐스트 측은 플랫폼에서 해당 방송을 삭제한 상태다.

플로이드는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했다. 당시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음에도 쇼빈은 9분 30초 동안 그의 목을 짓눌렀다.

부검 결과 펜타닐과 함께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검출됐으나, 당시 검시관은 플로이드의 직접 사인은 펜타닐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리는 상황에서, 펜타닐은 사망에 악영향을 미친 정도라는 것이다.

유족은 보도자료를 내고 “칸예 웨스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플로이드의 죽음과 유족의 트라우마를 악용했다. 그는 악의적으로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웨스트의 주장은 플로이드 딸에게 해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웨스트의 발언은 플로이드의 삶을 무시하고 그의 비인간적인 죽음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역겨운 시도”라고 했다. 이어 “그 발언에 대해 웨스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때 세계적인 래퍼로 명성을 떨쳤던 칸예 웨스트는 최근 ‘논란 제조기’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도 논란이 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최근 극우 성향의 소셜미디어 앱 ‘팔러(Parler)’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