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지겹다면..'예술' '레트로' 콘셉트로 재발견한 전주의 숨은 매력
예술과 레트로 콘셉트로 즐긴 전주 가을 나들이
조선왕조 숨결 품은 숙소 왕의지밀부터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레트로 감성, 전주드림랜드
폐공장에서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팔복예술공장까지
완연한 가을이 내려앉았다. 쏜살같이 지나가 버릴 이 계절을 즐기기 위해 택한 곳은 전북 전주였다. 이제는 전국구 여행지로 거듭난 전주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겠다고 내려갔다. 한 가지 철칙은 숨겨진 여행지를 가보자는 것. 한옥마을과 풍남문 주변 남부시장 등 워낙 유명한 곳은 발길도 안 줬다. 여행 주제는 ‘레트로’와 ‘예술’로 잡았다. 1980~90년대 유원지에서 시간이 멈춘듯 한 전주드림랜드와 과거 테이프 공장에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한 팔복예술공장도 발견했다. 매일매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가 품은 조선왕조의 혼을 재해석 한 호텔 왕의지밀 등 여태껏 몰랐던 전주를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선정한 전주 왕의지밀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0/20/mk/20221020060312014hamj.jpg)
◆팬데믹 이후 전주는 마이스로 재도약 준비
이번 여행에는 한국관광공사 마이스기획팀과 함께했다. 마이스(MICE)는 기업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 모임(Convention), 전시 박람회 및 이벤트(Exhibition and event)의 약자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코라이 유니크베뉴(Korea Unique Venue)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의 마이스 공간을 발굴 및 홍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영근 마이스기획 팀장은 “기존에는 마이스가 컨벤션센터나 호텔 연회장 위주로 열렸다"며 "한국에서의 관광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게 아쉽다고 느껴져 관광 콘텐츠 측면이 큰 장소를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선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국 39곳이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소규모 회의가 확산될 거라는 기대감도 코리아 유니크베뉴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에는 현재 두 곳,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왕의지밀이 선정됐다.
◆온갖 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0/20/mk/20221020060313314mdez.jpg)

건지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주는 물론 전북 여러지역에서 찾는 주말 나들이 장소다. 매주 굵직한 음악공연이 열리고 크고 작은 음악회와 전시가 매일매일 펼쳐진다. 모악당은 대공연장으로 뮤지컬, 콘서트, 오페라 등 대형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십자형 무대로 서울에서 열리는 웬만한 공연들이 전부 가능하다. 너른 공연장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해 아이스쇼도 열린다. 무대가 4.20m 아래로 움직이고 천장은 무려 32m 높이다. 관객들이 보는 주무대는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18m, 16m나 되고 총 객석은 2037석이다.

연지홀에서는 주로 클래식, 연극, 국악, 무용 공연이 열린다. 관객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밖에 국악과 클래식 독주 공연이 열리는 명인홀, 7000석 규모의 노천극장 콘셉트 야외공연장도 있다. 야외공연장으로 등록된 것 중에 전국 최대규모다.

◆레트로 감성 충만 전주드림랜드

전주드림랜드는 동물원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야 한다. 전주동물원은 입구부터 전주스럽다. 궁궐 대문 같은 입구를 지나면 소담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아이와 함께 산책하듯 동물원 내부를 둘러보기 좋다. 지금은 생태동물원 조성 공사가 한창이라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10월 말까지 하마, 라쿤, 타조, 열대 조류 관람을 제한한다.

동물원 구경은 생략하고 곧장 드림랜드로 갔다. 바이킹, 청룡열차, 범퍼카, 대관람차, 회전목마 등 아기자기한 탈 것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이름처럼 파란 용 모양의 열차가 레일을 씽씽 달리고, 빛바랜 대관람차가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옛날 사진 속에서 본 놀이공원 풍경 그대로다. 1980~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세트장 같다고 외면받던 드림랜드가 재조명을 받은 건 레트로 감성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한 손에 풍선을 꼭 쥔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데이트를 나온 커플도 여럿 있었다. 다들 신기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찍었다.
◆버려진 폐공장의 화려한 변신 팔복예술공장
전주동물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팔복예술공장이 있다. 건지산 자락에서 빠져 나와 산업단지로 들어서면서 조금은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굴뚝마다 연기가 자욱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삭막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팔복동 일대는 원래 농지였다. 60년대 산업단지로 지정하면서 처음 공장이 들어섰다. 팔복예술공장은 과거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이었다. 1979년 문을 열어 1992년까지 운영했다. 과거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채 재생 공간으로 되살아난 팔복예술공장은 회색빛 공장 지대 안에서 홀로 원색으로 반짝반짝 빛을 낸다.

A동에 자리한 카페 써니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지역 어르신들이 맛있는 커피를 내린다. 카페 써니를 채우고 있는 인테리어 소품과 건축 자재는 전부 재활용품이다. 가운데 긴 테이블 위에 달린 조명은 여공들이 앉던 의자를, 사각 테이블은 공장 문짝을 뜯어다가 만든 것이다.

김정임 팔복예술공장 해설사는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카페 써니에 우두커니 선 커다란 인형을 소개했다. “1기 작가들이 협업해 팔복예술공장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든 것이 바로 이 인형 ‘써니’입니다.” 작가들은 당시 여공 사이에서 유행하던 차림으로 인형을 꾸몄다.

“써니 손을 자세히 보세요. 몸에 비해 무척 작죠. 이 공장에서는 한때 여공 450~500명이 일했어요. 진안·완주·임실 등 전주 근교 시골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16~17살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죠.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돈 벌고 야간에는 학교에 보내줘 공부도 할 수 있어서 많이들 왔다고 해요. 어린 학생들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었어요. 손이 닳도록 열심히 일한 여공들을 표현하기 위해 손을 작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창 잘 나가던 공장이 1992년 문을 닫은 이유는 카세트테이프의 자리를 CD나 mp3 같은 신기술 제품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폐업에 결정타를 날린 건 1989년 일어난 노동운동이었다. 1989년 3월3일부터 1990년 4월 8일까지 장장 407일 동안 파업이 계속 되면서 공장은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92년 폐공장으로 남아있던 이곳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는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1만3000㎡(약 4000평) 공장 부지를 전주시와 문체부가 반반 예산을 투입해 매입을 하면서 본격적인 공간 재생을 시작했다.



◆조선왕조의 혼을 품은 한옥호텔 왕의지밀
왕의지밀은 전주시 완산구 춘향로에 위치한다. 호텔 뒤편으로 전주천이 흐르는데 일대를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한옥마을에서는 약 3km 떨어진 곳으로 접근성이 좋다. 전주천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한옥마을에 닿는다. 한옥마을 근처 고즈넉하게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왕의지밀이 좋겠다. 객실은 전부 64개로 한옥 형태 건물에 들어가 있다.

왕의지밀은 2017년 오픈한 곳으로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지정됐다. 객실이 있는 한옥 건물 11개 동과 켄벤션과 세미나 장소가 있는 현대적인 건물로 구성했다. 한옥 건물마다 왕의 이름을 붙였다. 호텔 이름에 들어간 ‘지밀’이라는 단어는 왕의 침소, 왕이 잠자는 곳을 뜻한다. 호텔이 위치한 기린봉 자락은 전주 이씨의 생활 터전이었다고 한다. 이성계가 조선 건국 포부를 품은 것도 기린봉 자락에서였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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