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물·전기 끊어 민간인 살상 노린다".. 푸틴, 대놓고 전쟁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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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발전소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을 집중 파괴하고 있다.
전장에선 승산이 별로 없으니 전기, 난방열, 물, 가스 등을 끊어 우크라이나인들을 사지로 몰겠다는 의도다.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 회사인 디텍(DTEK)은 성명을 내고 "이대로면 모든 에너지 시설이 파괴돼 수백만 명이 겨우내 난방과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도움이 절실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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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는 정부 배급 의존, 난방은 땔감 모아
복구 작업 시작했지만 겨울 에너지난 불가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발전소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을 집중 파괴하고 있다. 전장에선 승산이 별로 없으니 전기, 난방열, 물, 가스 등을 끊어 우크라이나인들을 사지로 몰겠다는 의도다. 올해 겨울 최소 수백만 명이 고통받는 '인도주의적 재난'이 펼쳐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러군, 전쟁범죄 노골화…민간 기반시설 집중공격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응급서비스국은 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11개 주(州)의 도시와 마을 4,000곳의 전기가 러시아군 공격으로 끊겼다고 밝혔다. 1,162곳은 전력 공급이 복구되지 않았다. 서부 르비우에선 가로등과 상점 조명을 켜지 못해 촛불로 대신하고 있고, 중서부 지토미르에선 전차 운영이 중단됐다.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최소 기능만 유지하는 병원도 많다.
상수도 시설과 열병합발전소도 무차별 파괴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10일 이후 전국 발전소의 3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 일부 지역에선 식수를 정화하지 못해 정부 배급에 의존하고 있다. 3주째 가스, 수도, 전기가 모두 끊긴 동북부 하르키우 키우샤리우카에선 주민들이 땔감용 나무를 찾아다닌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겨울은 물론 초봄까지도 평균 기온이 영하에 머물 정도로 춥다. 데니스 브라운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겨울철 (민간인) 사망 위험이 매우 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으로 부르며 군사 시설만 공격한다고 선전했던 러시아는 크림대교 폭발을 기점으로 민간 공격을 노골화했다. 제네바협약은 전쟁 중 비전투원이나 민간 시설물을 타격하는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주저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18일에도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대거 동원해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를 맹폭했다. 키이우 전력시설 3곳이 미사일 폭격을 당해 2명이 사망했고, 드니프로와 자포리자의 에너지 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아 부서졌다. 이달 10일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70명에 이른다.
"러군 공격, 시민사회 고통주려는 목적"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은 러시아의 민간 공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푸틴 대통령의 위험한 도발은 밀리는 전세를 뒤집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민간 피해를 키워 우크라이나인들의 사기를 꺾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원흉으로 지목됐다. 수로비킨은 2017년 시리아 내전 때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민간인을 살상하는 등 극악무도한 군사 작전을 펴는 것으로 악명 높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우크라이나군에 타격을 주고 시민 사회에 고통을 주려고 하는 게 명백해 보인다"며 "방공 체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해 최대한 빨리 공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기반시설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올겨울 에너지난은 불가피하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힘든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며 오전 7~9시, 오후 5~10시에 가전제품 사용 자제를 주문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순환 단전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 회사인 디텍(DTEK)은 성명을 내고 "이대로면 모든 에너지 시설이 파괴돼 수백만 명이 겨우내 난방과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도움이 절실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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