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9·19합의 무력화' 포격, 美 확실한 확장억제력 보장하길

2022. 10. 1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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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또 도발했다.

북한이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가 합의를 깨면 이를 더 큰 후속 도발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며 전 세계를 속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보증 섰던 결과가 오늘의 막무가내식 도발 사태로 이어진 걸 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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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또 도발했다. 합참에 따르면 어제 낮 12시30분쯤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사격을 가했다. 그제는 밤 10시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을, 오후 11시쯤부터는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을 퍼부었다.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포격금지를 명시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최근에만 벌써 10여차례다. 북한은 총참모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사격은 적들이 ‘22 호국훈련’을 통해 광란의 북침전쟁연습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북한의 속내는 뻔하다. 북한이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가 합의를 깨면 이를 더 큰 후속 도발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7차 핵실험 버튼을 누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북한은 최종 목표인 핵실험을 위해 올 들어서만 20차례 넘게 도발을 했다. 김정은 정권이 공언한 대로 각종 신형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탑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 훈련’을 해온 것이다. 집권 10년을 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김정은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는 것만이 체제 안전보장을 위한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반도를 초긴장 상황으로 만든 북한에 대한 비판은 없이 또 ‘대화 타령’을 하니 할 말을 잊는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며 전 세계를 속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보증 섰던 결과가 오늘의 막무가내식 도발 사태로 이어진 걸 잊은 모양이다.

북한의 도발이 일상화되고 추가 핵실험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가 북핵 억지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전술핵이든 아니든 위협을 증가시킬 핵무기가 아닌, 오히려 긴장을 낮추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선을 그어 아쉽다.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전술핵 배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비핵화 명분을 포기하는 것인 데다 일본 등 동북아 핵 도미노를 부를 게 뻔해 여의치 않다면 전략자산 상주 등 확실한 확장억제력은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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