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뉴로 테크놀로지와 신경윤리
획기적 뇌연구·기술 개발 가속
사회적·윤리적 측면 함께 숙의
법적인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뇌는 우리의 정체성과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다. 그러나 여전히 뇌에 대해 밝혀진 사실은 미미하다. 많은 뇌과학자와 뇌공학자가 뇌의 비밀을 밝히고자 연구한다. 2022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뇌 오가노이드(organoid)를 어린 쥐에 이식해 신경세포들을 통합시키는 데 성공했다.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로부터 특정 장기와 유사한 3차원 구조로 배양한 세포 집합체로 해당 장기의 특이적 세포를 포함한다. 연구진은 이식된 인간 뇌 오가노이드가 쥐 뇌에 안착해 기능적으로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뇌졸중이나 퇴행성 뇌질환으로 손상된 뇌를 복원할 가능성을 보여준 놀라운 기술 개발이다. 2022년 성균관대 연구진은 뇌신호를 거의 실시간인 1000분의 1초 단위로 관찰할 수 있는 ‘다이애나’(DIANA·Direct Imaging of Neuronal Activity)라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실시간 뇌신호 관찰을 위해 전극을 삽입해야 하며 이런 방법으로는 공간적 뇌신호 관찰이 어려웠는데, 새 기술로는 뇌신호의 공간정보와 함께 실시간 정보를 관찰할 수 있다.
2013년 미국 정부는 ‘브레인(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이니셔티브’라는 뇌 연구 지원정책을 발표하며, 동시에 이런 연구가 사회에 미칠 윤리적 충돌에 대해 논의하는 신경윤리 기구를 함께 운영했다. 뇌 연구정책 면에서 대한민국은 선구자라 할 수 있다. 1998년 뇌연구촉진법 제정을 계기로 신경윤리를 지원하는 정책도 함께 도입했다. 2009년 처음으로 뇌 연구에서 파생되는 윤리적·법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뇌 연구윤리 연구그룹을 결성했고, 2017년 한국뇌연구원 주도로 다학제 간 신경윤리 연구그룹을 운영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른 뉴로테크놀로지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신경윤리 전문가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뇌 연구촉진 시행계획 2단계 기획에 신경윤리 전문가 양성이 주요 정책의 하나로 담기길 기대해본다.
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그 기술에 관한 이해와 관심 부족에서 온다. 따라서 새로운 뉴로테크놀로지의 선한 활용을 위해 과학자들은 연구실 밖 사회 구성원에 이를 알리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하고, 사회 구성원 역시 신기술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문화가 안착된다면 뉴로테크놀로지는 사회의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장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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