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GM, 전기차 전환 전략에 역행..한국에선 내연기관 자동차만 만든다?

김상범 기자 2022. 10. 19. 2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범 20년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9000억원 투자했지만..
내년엔 올해 두 배 연 50만대 생산
모회사 투자 위한 ‘캐시카우’ 활용

출범 20주년을 맞은 한국지엠이 “연간 50만대 생산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미래 지속 가능성의 핵심인 ‘전기차’의 국내 생산 계획은 없었다. GM이 본사가 있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한국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19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지엠의 사업은 중차대한 전환점에 있다”며 “창원공장에서는 수요가 높고 성장하는 세그먼트(차량의 등급)인 차세대 CUV(콤팩트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CUV는 트레일블레이저의 발자취를 따라 글로벌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총 23만대를 생산했다. 내년에는 그 두 배 이상인 50만대 규모의 생산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 총 9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8만㎡ 면적 규모의 도장 공장을 신축했고 지난 3월까지 프레스·차체·조립 공장에 투자를 단행한 결과 시간당 60대 생산이 가능한 최신식 공장으로 변모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내년부터 차세대 CUV를 양산한다. 업계는 이 CUV를 쉐보레 ‘트랙스’의 완전변경 모델로 추정하고 있다. GM은 창원공장의 차세대 CUV와 부평공장의 트레일블레이저를 양 날개 삼아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까지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GM은 총 350억달러를 들여 2030년까지 ‘완전 전동화’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을 개발하는 등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인 한국지엠의 역할은 모회사의 대전략과 방향이 다르다. 전기차 모델 생산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렘펠 사장은 “(한국 공장에도) 시의적절한 시점에 전동화 및 전기차 생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지엠은 배정받은 차종(CUV)을 ‘풀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전기차 생산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시프 카트리 한국지엠 부사장은 “지금 창원공장에는 아주 큰 투자가 이뤄졌다”면서 “지금부터 만들게 될 것은 옛날부터 만들던 내연기관 자동차”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글로벌 GM이) 큰 투자를 하려면 수익원이 필요하다”며 “작은 배기량과 높은 효율을 지닌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들을 생산하는 것이 한국 사업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에서 만든 내연기관차량에서 돈을 벌어 글로벌 GM의 전기차 전환에 종잣돈을 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GM은 국내 시장에 해외에서 생산된 전기차 모델들을 들여올 예정이다. 2025년까지 쉐보레·캐딜락·GMC 등 GM 산하 브랜드의 전기차 10종을 한국에 출시한다. 쉐보레 블레이저EV와 이쿼녹스EV, 캐딜락 리릭, GMC 허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