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합서 히잡 안쓴 이란 선수, 무사히 귀국해 환영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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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최 국제대회에서 머리스카프(히잡)를 안 쓰고 경기에 임했던 이란의 엘나즈 레카비(33) 선수가 19일 아침 테헤란 공항에 도착해 '영웅' 환호 속에 가족과 무사히 재회했다.
이란 관영 방송은 레카비 귀국 얼마 후 '출전 일정이 갑자기 바꿔지는 와중에 부지불식 간에 히잡을 안 쓴 상태로 인공 산악면을 오르게 되었다'는 레카비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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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서울 개최 국제대회에서 머리스카프(히잡)를 안 쓰고 경기에 임했던 이란의 엘나즈 레카비(33) 선수가 19일 아침 테헤란 공항에 도착해 '영웅' 환호 속에 가족과 무사히 재회했다.
이란 관영 방송은 레카비 귀국 얼마 후 '출전 일정이 갑자기 바꿔지는 와중에 부지불식 간에 히잡을 안 쓴 상태로 인공 산악면을 오르게 되었다'는 레카비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서울 히잡' 해프닝이 레카비와 이란 정부 그리고 반정부 시위대 모두에게 좋게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다소 호들갑스럽게 레카비의 서울 후 행방을 의문시했던 BBC 등 영국 쪽 언론만 모양새가 약간 구겨졌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레카비가 16일(일) 머리스카프 없이 생 말총머리로 등반하는 사진이 이란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으로 유포되었다.
이런 관심 폭발은 히잡을 건방지게 느슨하게 맸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가 구타당해 9월16일 사망한 마샤 아미니 추모 시위대 덕분으로 보인다. 사망 다음날부터 이란 각지에서 펼쳐진 도덕경찰 폐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타도'를 외친 시위는 사망자가 200명을 육박하고 있지만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아미니 사망과 시위가 없었더라면 레카비의 말총머리 사진은 친정부 조직에서 먼저 입수해 당국에 신고했을 것이나 이번에는 순서가 바꿔 시위대에 동조하는 쪽에서 반 '도덕경찰', 반 '하메네이'성 사진을 시위 연속의 불쏘시개로 이란 전역에 쏘아올렸다.
이에 이란 당국은 레카비가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히잡을 일부러 안 쓴 것이 아니라 급한 사정으로 의도치 않게 쓰지 않게 되었다는, 레카비가 경찰에 끌려갔으면 했었을 변명을 대신 해주었다. 곧 이런 취지의 히잡 미착용 상황 설명이 레카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서울 체류 때인 18일 오후에 나왔다.
말총머리 사진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레키비가 평소에도 비판적 성향이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 BBC는 레카비의 인스타그램 상황 설명을 전하면서 그 말투가 자연스럽지 않고 강요된 문어체였다는 분석을 곁들었다. 또 48시간 동안 친구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레카비는 망명하지도 않았고 행방이 묘연해지거나 귀국 직후 경찰에 끌여가지도 않은 후드와 야구모자 차림의 편한 모습으로 테헤란 호메이니 공항에 나왔다. 가족 아닌 시위대 성향의 젊은 여성들은 '영웅'이라고 환호했다.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다만 관영 방송이 19일 내놓은 레카비의 인터뷰는 전날 인스타그램에서 밝힌 히잡 미착용 이유와 다소 차이가 있다.
히잡을 쓰고 출전했으나 도중 흘려내려 없어졌다는 것이 인스타그램의 '문어체' 정황 설명이었다. 인터뷰에서 레카비는 "여성선수 락커룸에 있었는데 갑자기 출전 호명이 나왔다, 급히 신발을 신고 등반 장비를 갖추느라 꼭 써야할 히잡을 쓰는 것을 잊어먹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말총머리 비디오에 대한 "일부 극단적인 반응"이 있었는데 이로 해서 "스트레스와 심한 긴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가호로 이란에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왔다"고 말한 레카비는 혼란과 걱정을 끼쳐 이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은 좋게 끝났지만 레카비가 과연 부지불식 간에 의도치 않게 히잡을 안 쓴 것으로 완전히 확신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란에 돌아오면서 히잡은 안 쓰고 대신 서구식으로 머리를 감춘 모습도 이상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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