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손지웅 사장 "아베오 통해 글로벌 항암제 회사 도약할 것..비핵심 사업은 정리"

김명지 기자 2022. 10. 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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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美 아베오 인수 설명회
"당뇨 대사는 기술이전, 자산 스핀아웃 등 검토"
차동석 CFO "생명과학 분사 계획 없어"
"자체 비핵심 사업 정리 및 매각으로 효율화할 것"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부사장)이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LG화학 손지웅 사장은 19일 미국 바이오 회사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8000억원을 들여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이를 통해) 글로벌, 미국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항암제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19일 오후 열린 ‘미국 아베오 인수 관련 설명회’에서 항암제와 비항암제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전략을 묻는 질문에 “우리 회사는 (신약 후보물질을) 자체 개발해서 상업화하고 영업 및 마케팅하는 전략을 갖고 있고, 이를 항암제 영역에서도 추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손 사장은 “아베오 합병은 신약 개발의 사업화 역량과 후기 임상 개발 및 미국 인허가 역량을 고려했다”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초기 단계 임상 파이프라인에 항암제 개발 역량을 더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손 사장은 이어 “어떤 파이프라인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통풍 신약과 항암은 별개의 사업화 및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항암제와 비항암제 분야에 있어서 다른 성장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당뇨 대사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지만, 이 영역은 하나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따라서)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 자산 스핀아웃이나 조인트벤처 등 다양하게 (경영을) 구사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손 사장은 “(당뇨 대사와 같은) 비항암제 분야를 아베오의 그릇에 담을 계획은 현재 없다”라고도 했다.

손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항암 신약 개발 관련 연구개발(R&D) 청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현재 R&D지출 규모는 2000억원인데, 오는 2027년까지 3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R&Dd에서) 항암제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LG화학은 전날(18일) 오후 미국 아베오 테라퓨틱스를 8000억원을 투자해 역삼각합병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항암제 개발 회사인 아베오는 작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3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신장암 표적 항암제인 포티브다(FOTIVDA·성분명 티보자닙)를 보유하고 있다.

포티브다는 하루 1회 경구 투여하는 표적항암제로 같은 계열의 항암제들과 비교하면 암세포 표적 능력이 뛰어나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 손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고,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와 병행요법으로 임상 중에 있다.

손 사장은 포티브다에 대해서 “신장암 항암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2027년까지) 보수적으로는 15%, 많게는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라며 “보수적인 기준으로 (포티브다 매출은) 5638억원(약 3억 9500만달러)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아베오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LG화학 전반의 투자 계획도 공개됐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일정 부분 인수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자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거나, 보유 자산 중 일부를 매각하는 자산 효율화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 부사장은 LG생명과학 분사에 대해서는 “계획 없다”라고 답했다. 추가 인수합병(M&A)계획에 대해선 “이번에 (생명과학 부문에) 아베오를 인수했으니 지금 우선순위는 전지 재료 메타 소싱 경쟁력 확보에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학박사 출신인 손 사장은 서울대 내과 전문의, 한림대 의대 임상면역학 교수를 거쳐 영국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신약물질 탐색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한미약품의 ‘CMO 겸 신약개발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7년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인수하면서 생명과학본부 총괄 책임자(부사장급)로 영입됐고, 2020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손 사장은 LG화학 합류 이후 항암 신약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2020년 미국 보스턴에 LG 켐 라이프사이언스 이노베이션센터(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를 세웠고, LG화학은 이번에 아베오 인수도 이 센터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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