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딜 혐오 어픽스에 WoW 유저 '뿔났다'

최은상 기자 2022. 10. 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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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곧 전멸이라는 연좌제식 핸디캡으로 극심한 피로감 느껴

블리자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신규 확장팩 '용군단'의 시즌1 어픽스인 '천둥'은 근접 딜러에게 불합리한 메커니즘과 더불어 한 명의 실수가 전멸로 이어지는 연좌제식 핸디캡이 발생하면서 유저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천둥 어픽스는 지난 9일 신규 베타 빌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공개 당시에도 슈팅 게임을 연상케 하는 정신없는 구조로 혹평을 받았다. 개발팀은 "천둥 어픽스는 계속 개발 중이며, 향후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며 "새로운 던전을 배워야 하는 첫 시즌인 만큼, 어픽스는 조금 덜 복잡한 대신 시즌 테마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초기 천둥 어픽스는 슈팅 게임을 연상케할 만큼 정신없었다 - 영상 출처 : NerfTankTV

※ 초기 천둥 어픽스 

- 약 75초마다 주위에 벼락이 내려치며 모든 플레이어에게 천둥의 보주가 5개씩 생성된다.



- 5초 뒤에 5갈래로 방출된다. 방출된 구체를 맞으면 피해를 입고 기절한다.



- 천둥 어픽스로부터 획득하는 버프와 디버프는 없다.



유저들은 천둥이 개발팀의 취지에 부합하는 어픽스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략에 이득이 없다. 시즌 어픽스는 던전의 난이도를 높이는 대신 각종 버프를 제공한다. 2차 스탯을 증폭시키거나 은신을 가능케하여 전술적 가치가 높다. 고단으로 갈수록 그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천둥은 전투를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다음으로 개발팀이 말한 "덜 복잡한 어픽스"의 모호함이다. 어픽스 버프 삭제를 통해 활용 가치를 낮추는 방향이라면 다소 이해가 될 수도 있다. 동일한 어픽스더라도 고수와 하수가 활용하는 방법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활용 방법이 복잡하다. 그리고 이는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와우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어긋난다는 것이 유저들의 입장이다. 와우는 대표적인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게임이다. 누구나 쉽게 엔드 콘텐츠까지 접근할 수 있지만 잘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와우의 참맛은 최고 난이도의 던전을 클리어하는 성취감으로부터 온다. 클리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재미는 덤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유저들은 어픽스의 버프 삭제는 게임의 깊이와 다양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진입 장벽을 완화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불만이 커지자 개발팀은 지난 15일 천둥 어픽스의 메커니즘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핵심은 공략적 이득의 추가다. 천둥/바람의 징표에 걸린 파티원은 15초 동안 공격력 및 치유량이 15% 증가한다. 

신규 베타 빌드에서 변경된 천둥 어픽스의 모습 - 영상 출처 : JFUNKGAMING

※ 천둥 어픽스 변경 포인트

- 약 75초마다 플레이어가 주기적으로 번개 강타라는 다수의 바닥을 생성한다. 번개 강타 위에 올라가면 1초 동안 기절하고 피해를 입는다. 



- 4명의 플레이어 중 2명에게 번개의 징표, 나머지 2명에게는 바람의 징표가 부여된다.



- 각 징표가 부여된 플레이어는 15초 동안 공격력 및 치유량이 15%만큼 증가한다.



- 서로 반대되는 징표끼리 붙을 경우 삭제된다.



- 15초 안에 징표를 지우지 못하면 8초 동안 기절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증가하는 자연피해를 입는다.



초기 버전보다 다듬어졌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첫 번째 이유는 근딜 차별이다. 반대 속성의 징표 대상자끼리 붙게 되면 버프가 삭제된다. 하지만 탱커와 근딜은 포지션상 어쩔 수 없이 동선이 겹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동선이 겹치면 안 된다는 제한은 가뜩이나 쐐기 던전에서 천대받는 근접 딜러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하나 더 채우는 격이다. 

이와 같은 불합리함으로 인해 근딜은 파티 모집 단계부터 차별받는다. 어픽스 특성상 근딜보다 원딜을 데려가는 게 훨씬 효과적이디 때문이다. 개발팀은 근딜이 차별받지 않도록 던전과 레이드를 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지난 어둠땅의 과오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둘째는 핸디캡이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는 15초 안에 징표를 지우지 않으면 8초 동안 기절하며 도트 데미지를 받는다. 즉, 천둥 어픽스의 공략 방식은 서로 파트너를 지정한 뒤 15초가 되기 직전에 붙어 버프를 해제하는 것이다. 

결국 천둥은 파일럿의 메카닉을 시험하는 어픽스다. 문제는 해제 실패가 곧 전멸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구조다. 실패 시 부여되는 제약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와우의 고유 요소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기절과 같은 CC기는 다른 얘기다. 유저들은 공격력 및 치유량을 반대로 15% 감소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파티원 한 명의 실수가 곧 전체를 전멸시킬 수 있다. 로스트아크에서 이슈가 된 '사이버 유격'과 비슷한 맥락이다. 연좌제식 핸디캡은 언제나 유저들에게 극심한 부담감과 피로도를 안긴다. 75초마다 기믹을 풀어야하는 것도 크다. 던전 한 바퀴 당 30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판 당 24번의 기믹풀이를 해야 한다. 피로도가 쌓이지 않을 수가 없다.  

용군단의 라이브 서버 상륙까지 아직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시즌 시작일까지 생각하면 더 많이 남았다.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개발팀은 계속 연구 중이며 피드백을 통해 수정 및 보완할 계획이 있음을 강조했다. 

최근 와우는 점점 고여가는 유저 풀을 확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어픽스의 설계 방향성 역시 진입 장벽 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였다고 생각된다. 개발팀은 기획 의도를 고집하기보단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유저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저들이 피로와 불편을 느끼는 천둥이 어떤 식으로 조정될지 궁금하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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