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지켜라" 자사주 매입한 60개 상장사..결과는
취득 공시 내놓은 상장사
절반 이상이 주가부양 실패
시장선"소각까지 해야 효과"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시점으로부터 일주일간 주가 흐름이 지수 등락률을 대부분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거시경제학적 변수들이 증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 공시의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19일 매일경제가 올해 하반기 들어 지난 7일까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장사들의 공시 이후 일주일간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주가 지수 변동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는 총 19건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는데, 이들 중 9개 기업만이 공시 후 일주일 뒤 주가 지수를 뛰어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41개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18개 기업의 주가만 코스닥 지수를 웃돌았다.
주가 하락폭이 지수 하락폭보다 3%포인트 이상 큰 기업도 있었다. 지난달 19일 2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코스피 상장사 유유제약의 주가는 일주일 뒤 약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의 주가 흐름이 시장보다 저조한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달 28일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대한약품의 경우 공시 이후 일주일간 코스닥 지수가 5% 상승하는 동안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고, 지난달 27일 15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세종텔레콤 주가는 공시 이후 일주일간 13% 하락해 같은 기간 지수 하락률인 1.4%를 크게 하회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이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지금처럼 급격한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이 개선되거나 호재가 있는 기업에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의 주가까지 떠받치기에는 증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초 자회사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 청사진을 발표한 SKC는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일주일간 주가가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인 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필요성 대두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솔루션도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일주일간 주가가 6% 상승해 같은 기간 1% 상승한 전체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이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가 부양 효과 감소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은 이론상으로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져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없애는 것으로 유통주식 수뿐만 아니라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가 제고된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쓴 이익잉여금만큼 자본금도 감소하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아진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부터 지난 5월까지 취득된 자기주식은 3분의 2가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해 쓰였으며, 4분의 1은 고평가된 주식을 처분해 기업의 여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주주 환원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은 소각이 전제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소각 비중은 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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