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울창 이야기] 이재도의 심정 대변하는 지코의 새삥 가사

2022~2023시즌이 막을 올린 15일 오후 2시 창원체육관. 창원 LG은 서울 삼성과 개막전을 앞두고 코트 훈련을 했다. 배정된 2시간보다는 짧은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훈련이지만, 내용을 꽉 찼다. 많은 것을 준비하는 듯 했다.
훈련을 마친 뒤 이재도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도는 “54경기가 남아 있는 지금이 가장 좋은 거 같다”며 “지코의 새삥 노래에서 ‘책임을 가진 삶은 생각보다 괴로워’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이재도는 2013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선발된 뒤 KT와 KGC인삼공사를 거쳐 LG에서 두 시즌 연속 최고 보수(연봉+인센티브)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7억 원, 이번 시즌에는 6억 원을 받는다.
2014년 10월 11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부터 338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쓰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은 제외다. 출전시간이 적었던 이재도가 확실하게 주축으로 자리잡은 건 2014년 11월 12일 서울 삼성과 맞대결에서 28점을 올린 이후다.
2020~2021시즌에는 챔피언 반지를 끼는 등 쉼 없이 달려온 이재도는 이제 LG를 대표하는 선수다.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도 LG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만 해도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LG에서는 경기 승패와 팀 성적을 책임지는 선수다.
지난 시즌 평균 13.4점은 커리어 하이였지만, 전 시즌 대비 5% 가량 떨어진 야투 성공률 41.9% 때문에 부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도에게 바라는 것이 그만큼 더 많다.
이재도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책임을 가진 삶은 생각보다 괴로워’라는 가사에 동감하는 이유다.

LG가 패한 뒤 “삼성이 정신 없는 농구를 할 때 LG는 자신들의 흐름대로 경기를 풀어나갔어야 한다. 이재도가 그렇게 경기 조율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재도는 평소 넣던 왼손 레이업을 놓쳤다. 그것만 넣었다면 LG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라는 말들이 나왔다.
물론 “LG 선수들이 모두 폭탄 돌리기를 했다. 과감하게 던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나마 이재도가 마지막에 해주려고 했다”고 승부처에서 볼을 피하지 않은 이재도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LG는 18일 전주 KCC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연패에 빠지지 않고 첫 승을 거뒀다. 18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선 이재도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이재도는 “홈 개막전에서 아쉽게 져서 되게 마음이 안 좋았다”고 개막전의 패배를 아쉬워했다.
마지막 레이업 실패를 언급하며 삼성과 경기에서 패한 뒤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했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머리로는 잊어야 한다는 걸 알고, 진 건 진 거니까라고 하는데 마음이 그렇지 않다. 또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다. 시즌이 시작되어서 잠도 못 자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다음 경기가 빨리 와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며 빨리 잊을 수 있었다. 오늘(18일)마저 졌으면 더 그랬을 건데 다행히 으샤으샤 해서 좋은 경기 결과를 얻어 첫 경기는 빨리 잊을 수 있다.
앞으로도 제 손에서 지는 경기가 몇 경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걱정이다. 52경기가 남았다. 최대한 그걸(슛을 실패하는 걸) 줄이려고 할 거고, 내 손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걸 좋게 생각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 ‘대울창 이야기’는 수도권 지역보다 현장 취재가 적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와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사진_ 점프볼 DB(윤민호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