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차기 지도부..하마평만 무성[중국 20차 당대회]
리커창·왕양 등 공청단 쇠퇴 가능성
시진핑 세력 권력 독점하나
중국 최고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할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이 임박했지만 차기 지도부의 면면이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어 무수한 소문과 하마평만 난무하고 있다.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유임이 유력해 보였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완전 퇴진설이 불거지고 후임 총리와 관련해서는 ‘왕양(汪洋)·후춘화(胡春華) 유력설’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 기용설 등이 뒤섞여 거론된다. 다만 당 대회 시작 이후 흘러나오는 하마평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최고 지도부에 속해 있는 리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 인사들이 모두 퇴출되고 시 주석 측근 그룹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최근 나온 하마평은 왕후닝(王滬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내정설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당내 서열 5위인 왕 서기가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특별한 계파색을 띠지 않았던 왕 서기는 시 주석 집권 이후 확실한 측근이자 책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전인대 상무위원장 내정설은 리 총리의 퇴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리 총리는 내년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나도 최고 지도부에 남아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리 총리가 전면 퇴진을 선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67세인 리 총리의 퇴임은 차기 지도부 구성에 큰 변수다. ‘7상8하(67세 퇴임, 68세 유임)’ 관례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리 총리와 동갑인 왕양 주석과 왕후닝 서기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CMP는 이를 근거로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최대 4명이 교체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왕 서기가 승진·잔류한다면 왕 주석의 잔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실제 당 대회 시작 이후 그 전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왕 주석 총리 기용설이 잦아들고 시 주석 측근 기용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신 왕 주석과 같은 공청단 출신인 후춘화 부총리의 총리 기용 카드가 살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반대로 그가 아예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이런 관측들을 종합하면 공청단과 ‘상하이방’ 등 당내 다른 계파가 완전히 쇠퇴하고 시 주석 측근 그룹이 최고 지도부를 모두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보면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 주석 측근 중에서 최소 2~3명이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진입할 가능성 있다. 남은 변수는 차기 총리다. 왕 주석이나 후 부총리가 아닌 시 주석 측근 중에서 총리가 기용되면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시 주석 측근들로 채워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반발을 막기 위한 타협 가능성을 제기하며 후 부총리를 유력한 총리 후보로 조명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측근들을 대거 기용하는 시나리오 하에서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 서기를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다.
베일에 싸여 있는 차기 중국 최고 지도부의 윤곽은 오는 22일 당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드러난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18일 당 대회 주석단 회의에서 제20기 중앙위원 후보자 예비 인선 명단을 통과시켰다. 이 안에 최고 지도부에서 물러날 인사와 새로 진입할 인사들의 면면이 담겨 있다. 당 대회 마지막 날 중앙위원이 선출되고 이들이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해 최고 지도부를 확정하게 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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