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금융' 확대되는데..탈석탄 선언도 안하는 한국 재보험사
세계 주요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탈석탄’ 정책에 이어 ‘탈석유’ ‘탈천연가스’로 나아가는 가운데, 한국 재보험사만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험사의 기후 대응 정책을 평가하는 세계 비정부기구 연대체 ‘인슈어 아워 퓨처(IoF)’는 이런 내용을 담은 ‘화석연료와 기후비상 사태에 대한 보험사 성적표 2022’ 보고서를 19일(현지시간) 냈다. 보고서는 세계 30개 주요 보험사와 재보험사의 탈석탄, 탈석유·탈천연가스 정책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늘어나는 ‘탈화석연료’ 보험사, 늘어나는 기후재난 피해
탈석탄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보험사는 늘어나고 있다. 탈석탄 선언 보험사는 2년 전에 23개에서 올해 41개로 늘었다. ‘탈석탄 회사’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보험은 39.3%, 재보험은 62.1%에 이른다. 보고서는 “이는 석탄 산업에 미치는 규제 효과를 과소평가한 수치다”며 “석탄 퇴출 정책이 없는 많은 보험사는 애초에 석탄 투자를 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탄 기업들의 보험료도 크게 올랐다. 일반 전력 회사는 올해 보험료가 2.5~5% 인상됐지만, 석탄 기업은 보험료가 최대 20%까지 올랐다.
보고서는 보험사들이 탈석탄 정책에 이어 탈화석연료로도 나아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3개 보험회사만이 기존 석유, 천연가스 보험을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알리안츠를 포함한 13개 보험사가 탈석유, 탈천연가스와 관련한 정책을 냈다. 재보험사 스위스 리, 독일 알리안츠 등은 석유, 가스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화석연료에서 벗어날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기존 보험 지원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뮌헨 리, 스위스 리, 하노버 리 등 주요 재보험사는 기후 재난을 사업 확장의 기회로 봤다. 그러면서 기후 재난과 관련한 보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보고서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보험사는 어떤 화석연료 회사가 기후재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에게 보험료 상승을 전가할 게 아니라 화석연료 기업에 소송을 걸고, 그들에게 기후 재난으로 생기는 손실(비용)을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화석연료’ 성적표 보니, 한국은
알리안츠, 프랑스 악사 등은 탈석탄 정책에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독일 재보험사 뮤닉 리, 하노버 리 등은 탈석유, 탈천연가스 정책에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30개 주요 보험사에 유일하게 포함된 한국 삼성화재는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20위로 떨어졌다. 보고서 작업을 이끈 피터 보샤드 선라이즈 프로젝트 프로그램 디렉터는 “삼성화재는 석유와 가스에 아무런 제한 정책을 두지 않아 일본의 비슷한 경쟁사인 15위 솜포, 16위 도쿄 해상, 18위 MS&AD 등에 비해 뒤처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탈석탄을 선언하지 않았다. 피터 보샤드는 “기후 과학은 신규 화석연료 사업이 추진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의 선도적인 재보험사들은 화석연료 사업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며 “코리안리도 전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여 석탄은 물론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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