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기다리는 연습생처럼..빈 공장서 로봇들이 춤추고 있었다

안태호 2022. 10.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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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초 설립된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겉모습에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차체공장 안내를 맡은 자체·프레스담당 이동원 한국지엠 이사는 "9월23일부터 테스트 바디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품질 수준이 89.7%까지 올라와서 양산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품질 좋은 차가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팔다 남은 '스파크' 수백대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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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지엠, 20주년 맞이 창원공장 첫 공개
스파크 단종하고 내년부터 CUV 생산 예정
"한국, 전기차 생산지 후보 될 수도"
19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차체공장에서 로봇들이 양산 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1990년 초 설립된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겉모습에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하지만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반짝거리는 새 시설과 기계들이 방문객을 반겼다. 자동차 몸체를 만드는 차체 공장에서는 605대의 노란색 로봇이 마치 꺾기 춤을 추듯 절도 있게 움직이며 무결점 차체를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부터 차세대 크로스오버실용차(CUV)를 생산할 계획이다. 차체공장 안내를 맡은 자체·프레스담당 이동원 한국지엠 이사는 “9월23일부터 테스트 바디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품질 수준이 89.7%까지 올라와서 양산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품질 좋은 차가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팔다 남은 ‘스파크’ 수백대가 눈에 들어왔다. 창원공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지엠의 대표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던 곳이었다. 스파크는 누적 400만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지금도 월 1천대씩 팔려나간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시유브이(CUV)가 생산된다. 시유브이는 스포츠실용차(SUV)와 비슷하지만, 트럭 대신 승용차 차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에스유비에 견줘 크기가 작다. 대신 연비가 높다.

한국지엠은 이 차종을 생산하기 위해 경차 생산에 최적화된 설비를 모두 걷어내고 새 설비를 들였다. 총 9천억원이 투입됐다. 이동원 이사는 “과거 스파크 공장은 220m 길이의 공장이었는데 시유브이 생산을 위해 400m 길이의 공장으로 확대해 생산성이 시간당 53대 생산에서 60대 생산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설치된 섀시 컨베이어벨트 모습. 다리 아래 거치대에 차체를 올려두면 작업자에 맞춰 자동으로 높이를 조절해준다. 한국지엠 제공

이어 방문한 조립공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적용된 섀시 컨베이어를 볼 수 있었다. 천장에 메달린 4개의 다리가 차체를 들어올린 뒤 이동시키는 컨베이어 벨트다. 작업 종류에 맞춰 위아래로 움직인다. 조립공정 담당 박종원 이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도 없는 장비다. 작업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는 시유브이를, 부평공장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를 합쳐서 연간 50만대씩 생산해 흑자전환을 꾀한다는 목표다. 이 날 창원공장서 진행된 한국지엠 20주년 행사에 참여한 에이미 마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산 극대화와 가격 전략,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흑자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전경. 한국지엠 제공

전기차 국내 생산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노동조합 및 지역사회에서는 한국지엠에 전기차 생산이 배정돼야 지속가능한 공장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이미 생산 배정을 받은 차종을 생산해야 해 전기차를 생산한 여유가 없다”며 “전기차 생산 결정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연계돼 조율이 필수적이다. 지엠이 한국 사업에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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