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보고서 "북한 핵 개발, 억지력 넘어 전투 전략으로 발전"
북한의 핵 개발이 억지력을 넘어 실행 가능한 전투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분석했다. 이 연구소는 북핵 위협 고조로 일각에서 나오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헤리티지재단은 18일(현지시간) ‘2023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 핵심 이익에 큰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억지력을 넘어 전쟁 수행 전략에 필요한 핵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까지 가는 문턱을 더 쉽게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보고서는 북한의 군사력이 한국, 일본 등 동맹은 물론이고 이들 국가 내의 미군기지와 괌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동맹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역량 강화는 동맹의 기존 군사 계획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미국이 동맹을 지키기 위해 (자국에 대한) 핵 공격 위험까지 감수할 것이냐에 대한 동맹의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전날 ‘북한 핵 정책의 우려스러운 새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 내에서 확산하는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주장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은 유럽 동맹들과 체결한 것과 유사한 핵 공유 협정 논의에 대해선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 무장이나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는 반대하면서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과 유사시 전술핵을 사용게 한 방식을 한국에도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군의 준비태세 등 전반적인 군사 역량에 대해선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아진 ‘약함’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군이 두 개의 대규모 지역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역부족이라면서 “한 개의 대규모 지역 전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다양한 존재를 신경쓰고 상대하는 데 필요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핵전력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면 일본이나 한국 같은 국가가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구해 역내 안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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