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빼면 섭섭할 쌈디·배정남·강호동, 매력의 한 부분 됐다[TEN피플]

권성미 2022. 10.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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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디, '미우새'서 "밥줄 끊길까 사투리 안 고쳐"
배정남 "갑자기 서울말 하면 와 닿지 않을 것"
드라마나 예능에서 사투리 자주 등장
친근한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텐아시아=권성미 기자]

쌈디, 배정남, 강호동.(왼쪽부터) 사진=텐아시아 DB



가수 쌈디(사이먼 도미닉)의 걸쭉한 사투리를 듣고 있으면, 한 번쯤 경상도 남자의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겉으론 신경 안 쓰는 듯 무심 하지만, 실상은 알고 보면 세상 다정한 내면이 내포돼 있다는 것을. 촌스럽게만 느껴지던 사투리가 이제는 연예인들의 매력 한 부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쌈디는 지난 16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쌈디가 등장하자 '모벤져스'는 "살이 왜 이리 빠졌을까"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쌈디는 볼살이 '쏙' 빠져 마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이먼 도미닉은 "살이 많이 빠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나이 들어서 그렇다"라며 웃었다.

서장훈은 쌈디의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매력이라고 말했다. 쌈디만의 톤이 있다는 말에 쌈디 역시 "저 만의 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가끔 김희철이 부러워서 따라 하는데 톤을 이상하게 따라 한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쌈디는 중학교 때 변성기가 온 이후로 목소리가 변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쌈디는 "집에서 전화를 받으면 다들 아버지인 줄 알더라"라고 오해를 샀던 일도 밝혔다.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화면


그는 자신의 개성이자 매력인 '사투리'에 관련된 의혹도 답했다. 신동엽은 "실제로는 서울말을 잘하는데 밥줄이 끊길까 봐 사투리를 쓰는 거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쌈디는 "서울말을 진짜 못한다"라면서 "고치려고 해본 적도 없다"고 결백함을 주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때 쌈디는 강한 사투리 억양으로 말했고, "일부러 더 쓰는 거 봤냐. 밥줄 끊길까 봐 더 쓴다"라 말해 폭소케 했다.

쌈디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쭉한 부산 사투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명 츤데레(겉으로는 차가운 척하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사람) 매력으로 여심을 저격했다. 

쌈디만큼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 배정남도 역시 부산 사투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 사나이답게 시원하고 호탕한 매력으로 예능에 출연하면 무조건 웃음 보장한다. 그는 서울 상경한 지 어느덧 20년이 다 되었지만, 말투는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2002년 모델로 데뷔한 뒤 배우로 영역을 넓힌 그는 드라마와 다수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사진=텐아시아 DB


배정남은 2020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미스터 주') 언론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사투리에 대한 고민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갑자기 서울말로 연기하면 보는 분들은 와 닿지 않을 것 같다. 한 번에 바꾸려 들면 관객들이 낯설어 할 것이다. 일단 사투리로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더 열심히 하고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어? 배정남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사투리에 대해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독특한 억양으로 표준어를 구사하는 서울 사람들 사이에서 튀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마련. 어떤 이는 지역 사투리를 재밌다고 하지만, 억양이 센 말투를 들으면 인상을 찌푸리는 이도 있을 수 있다. 말투로 그 사람을 결정해 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사투리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고쳐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하지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구수하고 정감 있는 사투리를 구사하는 연예인들이 출연하면서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사진=JTBC '아는형님' 방송 화면


사투리를 구사하는 방송인 강호동이 꾸준한 인기를 받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강호동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해 친근한 매력이 돋보인다. 특히, 강호동은 여러 예능에서 "이게 머선일이고?(이게 무슨 일이야?)"를 구사해 '이게 머선129?'라는 유행어를 생성시키기도 했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말투로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과거 방송에서 사투리는 특정한 캐릭터, 특히 촌스럽거나 가난하거나 나이가 많고 고집스러운 인물에게만 허용됐다. 이에 따라 지방 사람들은 촌스럽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각 지역 사투리를 구사하는 연예인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투리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하게 됐다. 

2004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규정을 바꾸며 사투리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고, 2014년 표준어만 가능하던 텔레비전 광고에서도 사투리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가 신호탄이 됐다. 그러면서 2012년과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화제가 되면서 사투리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 것이 더해졌다.

세 사람의 사투리 사용이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어, 꾸준한 인기를 받는 이유다.

권성미 텐아시아 기자 smkw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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