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 합의 위반, 쉽지 않은 전술핵 재배치..고민하는 尹

나연준 기자 2022. 10. 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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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닷새 동안 7차례 해상 완충구역에 포격
美대사 전술핵 재배치 부정적..9·19 선제 파기시 부담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6일 기계화부대 포병대대의 사격훈련을 진행했으며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북한이 나흘 만에 다시 동·서해상을 향한 포병 사격에 나선 것을 두고 정부와 군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상황 악화 가능성에 도발 대응이 쉽지않고, 전술핵 재배치도 미국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18일 오후 10시쯤부터 북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을 향해 100여발의 포탄을 쏜 것을 관측했다. 또 오후 11시쯤부턴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도 동해상으로 포탄 150여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쏜 포탄이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동·서해상에 설정한 '해상 완충구역' 내 북방한계선(NLL) 북쪽 수역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북한의 도발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전날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합참도 "동·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은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런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도발 후 19일 오전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우리 군의 연례 '호국훈련'(17~28일)까지 거론하며 "적들은 전연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하고 자극적인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도발이 우리 군의 호국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탄도미사일, 군용기, 포 사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10월16일부터 11월7일 사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반도에서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여권을 중심으로는 전술핵 재배치 또는 핵 공유,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의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핵 위협에는 핵으로 밖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와 북한의 도발로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4일 오전(동·서해 각 1차례)과 오후(동해 1차례·서해 2차례) 등 총 5차례에 걸쳐 총 560여발의 포격을 실시했고, 포탄은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 전날(18일) 도발까지 포함하면 닷새 동안 총 7번에 걸쳐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 속에 우리만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섣불리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경우, 북측이 우리가 9·19 군사합의를 선제 파기했다고 주장하며 고강도 도발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에서 9·19 합의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이 연달아 발생했다"면서도 "그러나 대화, 외교를 통해 사태 해결을 하고자 하는 가장 간절한 우리 정부의 바람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미국의 전술핵을 도입하는 방안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핵무장 경쟁, 이른바 '핵도미노'를 초래할 것을 경계하는 미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한미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전날(1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굉장히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공유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에 전술핵 무기를 배치,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지만 우리 전투기 등을 이용해 투발하는 방식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핵 정책의 우려스러운 새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 내에서 확산하는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주장을 반대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은 유럽 동맹들과 체결한 것과 유사한 핵 공유 협정 논의에 대해선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도발에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장억제에 대한) 획기적 강화를 위해 모든 옵션, 모든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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