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찬의말씀] 고정환 "누리호보다 성능 좋은 발사체로 우주 탐사할 것"

NTIS 센터 2022. 10. 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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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편집자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과 성과 등을 서비스하는 국가R&D 지식정보 포털입니다. '과찬의말씀'은 국가R&D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인들의 칭찬릴레이로 NTIS 내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R&D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주장과 연구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을 전하는 인터뷰로 확장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NTIS와 함께 과찬의말씀 인터뷰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인터뷰를 편집, 게재하고 연구 현장에서 느끼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함께 전합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 인터스텔라 주인공의 대사이다. 이 대사에는 인간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할 것이라는 믿음과 가능성이 담겨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믿음과 가능성을 수없이 증명해 온 무구한 도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위대한 전진이라고 평가받는 결정적 한 순간이 있다. 바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이다.

인류 최초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지 65년, 대한민국 최초 과학로켓 발사 후 30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 12년 3개월, 여기에 누리호 1차 발사 이후 8개월이라는 기다림과 도전이 더해져 이뤄낸 수확이었다. 그리고 이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정환 본부장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누리(NURI), 우주까지 세상을 확장하다

 

수없이 쏟아진 인터뷰와 기사를 살펴보고 강단 있는 그를 상상했지만 실제 고정환 본부장은 짐작과는 조금 달랐다.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유연한 단단함이었다. 스포츠 선수가 부상을 피하기 위해 단단한 근육과 유연함이 반드시 필요하듯 고정환 본부장의 유연함이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통계적으로 첫 신형 우주발사체의 성공 확률은 약 30%라고 한다. 기상 상황, 기계 결함, 우주 물체, 그 밖에 예상할 수도 없는 방해 요인들도 많아 성공이 담보되기 어려운 난이도 높은 도전이기에 누리호 발사가 한 번에 성공하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저희 스스로도 누리호 1차 발사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생각 외로 결과가 좋았고, 90% 이상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투입하는 데 최종적으로 실패했고 반드시 보완이 되어야 할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2021년 10월 21일 발사하고 곧바로 원인 파악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어요. 연구원들이 2개월 정도 밤 새가며 원인을 분석했던 것 같아요.” 

누리호 1차 발사시 누리호의 각 단은 해상으로 낙하하고 사라졌다. 실물이 없는 상태로 2600개 텔레메트리(누리호 원격 수신정보) 자료를 분석해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2022년 6월 21일 드디어 누리호는 우주의 문턱을 넘어섰다.

16분 7초를 위한 12년 6개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목표했던 고도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그 순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소에서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해 온 기간이 30여년입니다. 누리호 사업만 해도 2010년 처음 시작해 벌써 13년 차에요. 결과가 금방 나오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고 결과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어요. 국제적으로 기술 협력을 하기 위해 받았던 설움도 있고... 아마 다들 굉장히 복잡한 감정들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정환 본부장은 눈물의 배경을 담담하게 말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 후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국제협력으로 개발됐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고 언급했었다. 하나의 작은 단서라도 얻기 위해 회식자리를 만들고 러시아 과학자들이 남기고 간 필기나 그림을 뒤져보며 연구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위대한 여정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됐으며, 1톤 이상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운송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주를 향한 여정, 끝이 아닌 시작

 

“우주발사체라는 게 한 두 번 발사에 성공했다고 해도 다음 발사에서 다시 실패를 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계속 발사를 해보면서 이 발사체가 제대로 개발이 된 것인지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수적입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해서 끝이 난 것은 아니다. 발사체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업이나 다른 나라에서 이 발사체를 이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차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누리호를 네 차례 추가 발사하는 사업이 현재 진행중이다. 

“남은 네 차례의 발사는 소형위성, 중형위성 등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위성들을 목표하는 궤도에 실어 나르는 임무를 가지고 있어요. 각 발사마다 메인 탑재제 위성은 정해져 있고요. 현재 나로우주센터에서 내년 상반기 발사를 위한 누리호 3호기 조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정환 본부장은 현재 누리호 후속 발사 계획과는 별개로 지구 외 다른 행성이나 심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예비타당성 심사에 통과할 경우 내년부터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 착수한다. 

“누리호를 이용해 우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듯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분야도 이제 본격적인 시작점에 섰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누리호보다 더 큰, 더 성능이 좋은 발사체를 만들어서 더 멀리,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후속 누리호 발사 준비부터 차세대 발사체 개발까지 누구보다 바쁜 고정환 본부장도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NTIS)를 활용한다고 했다. 

“저와 같은 연구자들은 할 일이 목전에 닥쳐올 때가 많아요. 급하다 보니까 당장 필요한 부분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해 주는 NTIS를 많이 활용하게 됩니다. NTIS에서 제공해 주는 다른 연구개발 사업들에 대한 부분, 사업과 관련된 전문가들을 검색하는 데 주로 활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연구계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NTIS에서 어떤 것을 제공해 주고 NTIS를 활용해 뭘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과학 꿈나무에서 누리호의 주역으로 

 

어린 시절의 고정환 본부장은 아톰이나 로보트 킹 같은 로봇 만화에 심취했다. 너무 몰입했던 나머지 나중에 커서 로봇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고 하니 가히 짐작 할만 했다. 그런 그는 공부를 하면서 우주에 나름의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같은 이공계통이긴 한데 어릴 때는 로봇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어쩌다 보니 우주에 나름의 매력을 느껴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그리고 12년간 항공우주 분야 공부를 계속했어요. 저는 어릴 때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관심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후배들도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부분을 많을 쫓아서 노력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어린 학생들이 어렵게 교육을 받는 것을 보며 자신이 공부하던 시절과는 다른 것 같다고 걱정하며, 대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이자 선배로서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옳은 길인지, 맞는 길인지 의문을 갖기도 하고 어떤 때는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을테지요. 그런데 자신이 하는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노력을 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다보면 결국 본인이 제일 잘하는 것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느 한 순간도 포기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고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해주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내 인생의 한 수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고민하며 전행"

흔히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회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했던 일에 대해 너무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 갈 방향을 직시하고 벌어질 일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나온 일들에 대해 자책하기만 했다면 아마 진척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늘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거고 어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이 지금의 저를 있게한 인생의 한 수 같습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서울대와 텍사스A&M대(Texas A&M University)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로켓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체계종합팀 책임연구원, 발사체품질보증팀장을 거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하며 2022년 6월 21일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을 이끈 주역이다. 

▶연구자 정보 확인하기

https://www.ntis.go.kr/hurims/detail/selectDetailInfo.do?hrstKOI=SzY3MDIyMDEwMDAwMQ==&apiGb=true&return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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