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생산 '벤츠 전기차'에 현대모비스 '섀시 모듈' 탑재

미국 현지 5번째 생산 거점 조성
지난 3분기부터 부품 양산·공급

벤츠 전기차 더 뉴 EQA | 벤츠코리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전문기업 현대모비스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에 핵심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미국 공장 인근인 앨라배마주 매칼라에 공장을 조성하고 지난 3분기부터 벤츠에 공급할 섀시 모듈을 양산 중이라고 18일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해외 대규모 모듈 납품계약 수주는 2006년 미국 크라이슬러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 수주한 섀시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은 현대차·기아에 모듈을 공급하는 앨라배마·조지아 공장과 크라이슬러 모듈 공급을 위한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에 이어 미국 내 다섯번째 생산 거점이다.

섀시는 차체 하부 부품인 조향·제동·현가장치 등을 총칭하는 말로, ‘섀시 모듈’은 이들 장치를 결합한 부품 조합을 의미한다. 장착 위치에 따라 프런트 섀시와 리어 섀시로 구분한다. 섀시는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현대모비스가 섀시 모듈을 공급하는 차종은 벤츠의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개 차종에 섀시 모듈이 탑재된다”고 밝혔다. 벤츠 EQS·EQE 등 전기 SUV 모델에 현대모비스 섀시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차종의 양산 일정에 따라 프런트 섀시와 리어 섀시 모듈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듈 공급을 위해 새로 구축한 앨라배마 공장에 4개 차종 섀시 모듈을 혼류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현대모비스는 섀시 모듈을 비롯해 운전석·프런트엔드 모듈 등 자동차 3대 핵심 모듈을 모두 양산하는 부품기업이다. 국내 8곳 등 전 세계 28곳에서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6년 미국 자동차 브랜드 크라이슬러와 섀시 모듈 공급계약을 맺은 뒤 20년 가까이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에도 전장류·램프·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한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수주 연간 목표인 37억5000만달러의 70%를 달성했다”며 “모듈 사업 특성상 한번 공급 체계를 구축하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수주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