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백경란 주식' 논란..뒤늦은 처분에 꼬이는 해명

허남설·민서영 기자 2022. 10. 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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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청장 "전부 매각" 불구 질병청 발표엔 '취임 후에도 보유'
배우자도 백 청장 취임 후 바이오주 샀다 '직무관련성' 지적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사진)의 주식 보유 내역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 청장이 취임 후에도 바이오 관련주를 계속 보유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해명에서도 앞뒤가 안 맞는 내용들이 드러났다. 백 청장은 ‘국회 지적에 따라 관련주를 전부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정작 주식을 매각한 일자는 이 말을 한 당일이었다. 백 청장 배우자는 백 청장 취임 후 바이오 관련주를 샀다가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백 청장의 주식 매각 신고서를 보면, 백 청장은 ‘바디텍메드’ 166주, ‘SK바이오팜’ 25주, ‘신테카바이오’ 3332주, ‘알테오젠’ 42주를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매각일자는 질병청장 취임 후로, 신테카바이오는 8월31일이고 나머지는 모두 9월2일이다. 백 청장의 남편은 바디텍메드 200주를 9월8일에 팔았다.

이는 질병청이 발표한 내용과는 차이가 난다. 질병청은 지난달 1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8월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로 처분해야 한다는 의원님들의 지적에 공감해 다음날인 8월31일 관련 주식을 신속하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 청장의 신고서에 따르면, 8월31일 매각한 종목은 신테카바이오뿐이며 나머지를 판 것은 이틀 뒤인 9월2일이었다. 백 청장의 배우자는 그보다도 6일 늦게 매각했다.

백 청장이 바디텍메드 등 3개 종목을 매각한 9월2일은 국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왔던 날이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상임위(보건복지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매도하는 것을 권고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지만 백 청장은 지난 5~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백 청장의 주식 내역이 특히 논란이 되는 지점은 방역·질병 업무를 맡는 기관장이 되고서도 바이오 관련주를 계속 보유했다는 점인데, 백 청장의 배우자는 백 청장 취임 후 바이오 관련주를 새로 사기도 했다.

보건복지위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심사·결정서’를 보면, 인사혁신처는 백 청장의 배우자가 보유한 ‘SK’ 20주, ‘엑세스바이오’ 60주에 대해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중 엑세스바이오 주식의 정확한 매수일자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지난 8월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백 청장과 그 배우자 재산 내역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백 청장이 취임한 후 매수한 것이다.

인사처는 결정서에서 “질병청장으로서 감염병과 각종 질병에 관한 사무를 통할하고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데, SK는 SK바이오팜이 신약 개발·판매를 하고 있고, 엑세스바이오는 코로나19 등 진단 시약을 개발·생산하는 업체여서 질병청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며 “질병청장 직무를 통해 이 기업의 관련 정보에 접근하거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김원이 의원실에 “배우자 소유 2개 종목이 소액”이라며 “공직자윤리법상 매각 및 백지신탁 대상인 3000만원 이상은 아니어서 소유할 수 있으나 즉시 매각 조치했다”고 밝혔다. SK 20주는 400만원, 엑세스바이오 60주는 70만원이다. 백 청장 본인이 보유했던 바이오 관련주는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지 않았다.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백 청장이 팔았기 때문에 인사혁신처가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 대상에서 뺀 것이다.

질병청은 19일 오후 늦게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백 청장) 배우자 보유 주식 중 1종은 질병청장 취임일인 5월18일 이전인 5월11일에 마지막으로 취득했다”며 “국회 문의에 대해 질병청 담당자가 청장 취임 이후 매입했다는 취지로 답변해 혼선이 생긴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허남설·민서영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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