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1%대 전망".. 짙어지는 'S공포'

하나금융연구소 시장전망 발표
수출도 8%에서 -0.6%로 급락
최종 기준금리 연 3.75% 예상

연합뉴스.

하나금융연구소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와 성장 둔화가 함께 나타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년 우리 경제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 상회)와 성장 부진(성장률이 추세 성장률 하회)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8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돼 성장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경제 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1.8%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민간소비가 내년에 2.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소비 여력·해외여행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율은 올해 4.1%(추정)에서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투자는 건설투자 증가율이 1.4%로 회복세를 나타내겠지만, 설비투자가 0.2% 줄어 올해에 이어 역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통관 기준) 증가율은 올해 8.5%에서 내년 -0.6%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 흐름 속에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품목들의 단가가 하락하고,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커진 영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3%(추정)에 이어 내년에도 3.5%로 고물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안정·경기 하방 압력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으나 러시아발 원자재 수급 불안, 서비스 가격의 하방경직성,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고물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연 3.75%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부담 증대·경기둔화 우려에도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물가·환율 안정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대내외 추가 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면 시중금리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단기금리는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고점을 확인한 이후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금리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또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에 내년 상반기 평균 1400원을 나타내다가 하반기 134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불안 요인들로 환율 변동성 위험은 여전할 것으로 봤다.

오현희 연구위원은 "수출 위축과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급등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고, 매수심리 위축도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수석연구원은 "금융 여건 악화 속에 과거와 달리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