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디지털 세상의 주역, 질화갈륨 반도체
이동통신 서비스는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차세대 6G 이동통신 기술은 다양한 기술 및 정보를 융합할 수 있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2030년경에는 기존 서비스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6G 이동통신 기술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19년 10월, 6G 이동통신 연구기술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G 이동통신은 가깝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디지털 세상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될 것이다. 아울러 먼 미래의 비대면 디지털 시대에는 무인 자동차, 드론이나 위성, 그리고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공장들이 무선통신망을 통해 운영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서비스는 물론, 빅데이터가 무선으로 전송돼 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6G 이동통신을 위한 핵심부품은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핵심분야의 부품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질화갈륨(GaN) 반도체 소자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질화갈륨 반도체는 높은 출력과 동작 전압 그리고 효율 특성으로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소자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동통신 및 군수·방산 분야와 민간 선박·위성 통신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손꼽힌다. 기존 실리콘(Si)이나 갈륨비소(GaAs)와 같은 반도체보다 10배 이상의 신호처리 속도와 고속 동작에서 발생하는 열에 강한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6G 이동통신 기지국의 높은 출력전력 및 높은 동작 주파수, 고속스위칭을 위한 핵심 소자로 국제 기술선도 기업에서 질화갈륨 반도체 도입 및 기술 개발을 앞다투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인 욜 디벨롭먼트의 2022년 질화갈륨 전력 소자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억2000만불 시장에서 연평균 59%씩 성장해 2027년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시장확장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 핵심기술, 시설 및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함으로써 법이 발효됐다.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에 보조금 390억 달러를 지원하며 반도체 핵심기술 인력 육성에 2000억 달러 예산을 배정했다. 일본도 추경을 통해 자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경우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경을 통과시켜 자국 내 반도체 기술 개발, 시설유치 및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질화갈륨 반도체 소자 기술의 중요성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원천기술 개발 및 소재부품의 국산화 관련 관심과 지원, 연구는 조금 아쉽다. 일본은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우리나라에 수출규제를 실시했다. 아울러 5G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과 맞지 않게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은 10% 미만이라는 충격적 발표가 있었다. 이는 국내 부품산업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질화갈륨 반도체는 이동통신 외에도 군용 고출력 레이더와 같은 군수·방산 분야에서도 활용돼 기존 선도국의 기술 및 제품이 제3국으로의 유출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 및 제품 활용을 통한 기술 도입이나 제품 수급이 매우 어려우므로 원천기술의 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15만 명 양성 계획을 발표해 국내·외 반도체 핵심기술 및 인력 확보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강화되는 반도체 소재부품 변혁의 물결 속에서 차세대 질화갈륨 반도체 소자 기술선점 및 국산화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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